[MBN스타 박정선 기자] 틴틴파이브 멤버 이동우에게 재즈는 행복이고, 감동이었다.
19일 오후 서울 삼성동 CMG섬유센터 이벤트홀에서 재즈 보컬리스트로 돌아온 이동우의 첫 번째 앨범 ‘스마일’(SMILE)발매 기념 콘서트가 열렸다. 이날 공연장에는 틴틴파이브 멤버들을 비롯해 가족들이 찾아 그의 첫 걸음마를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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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M C&C 제공 |
‘개그맨 가수 그룹’이라는 독특하고 신선한 이미지를 내세워 대중들에게 미소를 안겼던 이들이 있다. 요즘 세대 젊은이들에게는 낯선 이름이지만 틴틴파이브는 가창력과 역동적인 안무까지 더해 큰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멤버 이동우는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진행성 난치병으로 인해 양쪽시력을 모두 잃어버리고 시련에 맞닥뜨렸다. 그럼에도 그는 주저앉지 않고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이들을 위한 책을 쓰는가 하면 연극, 음반, 방송 등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활동해왔다.
그런 그에게 진짜 ‘행복’을 가져다 준 시점은 재즈를 만나고서부터다. 그는 콘서트 무대에 함께 오른 소울재즈트리오 멤버들은 두고 “내 전 재산”이라고 말할 정도로 재즈가 자신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이라고 했다. 또 그는 첫 재즈 앨범이 발매된 날은 “내 인생에 있어 역사적인 날”이라고 했고, 눈물을 흘리면서도 “행복함에 젖은 눈물”이라고 했다. 무대에 오른 그의 모습만 보더라도 행복함이 절로 묻어났고, 관객들도 함께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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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M C&C 제공 |
이날 이동우는 첫 재즈 앨범에 실린 곡들로 관객들 앞에서 첫걸음을 내딛었다. 대중들에게 익숙한 스탠더드 넘버부터 창작곡까지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였다. ‘아이 러브 파리’(I Love Paris) ‘오텀 리브즈’(Autumn Leaves) ‘꿈에’ ‘플라이 미 투더 문’(Fly me to the moon) ‘에즈 타임 고즈 바이’(As time goes by) ‘잇 해드 두 비 유’(It had to be you)를 비롯해 재즈보컬리스트 웅산이 작사·작곡한 ‘마이 러브’(My Love), 윤종신이 작사·작곡한 ‘시간’ 등이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관객들을 사로잡은 것은 비단 귀뿐만이 아니다. 이동우를 위해 만들어졌다는 ‘시간’과 ‘마이 러브’ 등은 그의 자전적 스토리를 함축해놓은 듯한 가사가 관객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또 주어진 환경 내에서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은 그야 말로 감동 그 자체였다.
특히 웅산이 그에게 선물한 곡 ‘올라잇 오케이 유 윈’은 관객들의 가슴을 뛰게 했다. 무대에 등장한 웅산은 이 곡을 두고 “동우 씨에게 주는 선물”이라며 “동우 씨는 이겨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꾸미는 ‘올라잇 오케이 유 윈’은 어설프지만 진정성 있는 이동우의 보컬에 깊으면서도 맑은 음색의 웅산의 보컬이 더해져 듣는 이들을 사로잡았다.
또한 이동우는 자신의 아내를 무대 위, 의자에 앉히고 ‘마이 러브’를 불러주기도 했다. 보사노바 풍의 넘버로 전하는 그의 마음은 아내의 심금을 울렸고, 그 역시 함께 눈물을 흘려 공연장을 숙연하게 했다. 그 눈물에도 역시 슬픔은 없었다. 오히려 행복한 미소를 띤 눈물이었다.
사실 이날의 이동우에게 재즈보컬리스트라는 말은 어색하고, 그의 보컬은 막 걸음마를 뗀 수준이었다.
“아직 소화가 다 되지 않았지만, 분명 멋진 재즈보컬리스트가 될 거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