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임창정의, 임창정에 의한, 임창정을 위한 영화가 탄생했다. 삼류인생 캐릭터를 맛깔나게 소화하는 임창정이 영화 ‘창수’에서 제대로 원맨쇼를 펼쳤다.
영화 ‘창수’는 내일이 없는 징역살이 대행업자 창수(임창정 분)가 내일을 살고 싶은 여자 미연(손은서 분)를 만난 순간, 파국으로 치닫는 인생 드라마를 그린 영화로, 임창정은 이번 작품을 통해 첫 느와르에 도전했다.
극중 후줄근한 티셔츠에 통큰 바지를 입고 특유의 걸음걸이를 뽐내며 등장하는 임창정은 삼류 인생 창수 캐릭터를 리얼하게 표현했다.
그간 삼류인생 캐릭터를 소화해오던 그는 투박하고 거칠지만 한 여자 앞에서는 순수한 감성이라는 색다른 매력을 드러낸다. 껄렁거리는 모습과 함께 재치 넘치는 애드리브의 향연에서는 임창정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특히 폭력조직 지성파의 2인자 도석(안내상 분)에게 잔인하게 가해를 당하는 장면에선 웃음기가 싹 가신 얼굴을 드러낸 채 진정성이 담긴 연기를 펼친다. 또 다양한 작품으로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인 임창정은 ‘창수’를 통해 쌓아온 모든 에너지를 폭발시킨다.
이런 임창정의 연기를 돋보이게 한 것은 정성화와 안내상이다. 무엇보다 임창정의 친한 동생으로 등장하는 정성화는 창수와 다른 듯 같은 색깔을 지닌 캐릭터로 등장해 창수 캐릭터를 더욱 빛나게 해준다. 또 안내상 역시 창수를 철저하게 짓밟는 연기를 ‘악’하게 연기해, 관객들의 시선을 잡았다.
극중 창수의 순수한 마음을 이끌어내지만, 동시에 창수를 위험에 빠트리게 되는 손은서의 연기는 다소 안타깝다. 중요한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강렬한 맛은 보여주지 못했고, 도리어 임창정과의 호흡에서는 제대로 맞추지 못해 도입부를 이해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실제로 이는 극 전체의 아쉬움을 남겼다. 임창정과 손은서가 서로에게 호감을 갖게된 동기 부여도 약했고, 내적인 연기로 이를 극복해야 하는데 이 역시도 손은서의 어긋난 호흡으로 ‘왜 갑자기’라는 의문만 남겼다.
또 ‘어디서 봤지?’ ‘어디서 본 것 같은데..’라는 의문이 생길 정도로 눈에 낯익은 장면들이 등장하는가 하면 뻔할 수 있는 삼류건달 이야기라 진부함도 느껴진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 속에서도 배우들은 살아남았다. 특히 임창정은 러닝타임 104분 동안 관객들에게 다양한 감정을 폭발시키며 원맨쇼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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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창수’ 포스터 |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