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를 얼마나, 어떻게 해야 잘하는 건가요? 노래 순위 매기는 것도 솔직히 웃기죠. 그래도 팬들의 사랑을 받는다는 거니 좋긴 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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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선배가 있었는데 다른 선배들이 그분 보고 연기를 못한다고 했었어요. 그런데 저는 그분이 잘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지금까지도 열심히 잘 활동하고 계세요. 왜 그럴 수 있었을까요? 그분이 자신의 감정으로 그 인물을 100%로 표현해서 사랑받은 것 같다고 생각해요. 그게 100점의 연기죠. 대중의 평가를 받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많은 연기자가 극 중 인물의 감정 100%를 보이도록 노력한다는 건 확실해요."
100%를 보이는 연기라…. 언뜻 이해하기 힘들지만 ’창수’ 속 임창정을 보고 있으면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 영화는 내일에 대한 희망 없이 남의 징역 대행 일을 하며 살아가는 남자의 슬프지만 우직한 사랑이야기. 극 중 임창정은 실제 창수의 삶을 살아온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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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정은 창수가 자신은 물론 세상 많은 남자와 비슷하고, 또 그들을 대변한 것 같다고 짚었다. "남자가 세상을 살면서 분노하고 폭발하고 싶은 심정들을 참고 살지 않나요? 잘 나든 못 나든 허세도 있고, 허풍도 있어요. 극 중 ’나는 내가 태어날 때도 마음대로 못 태어났는데 죽을 때는 내 마음대로 해야겠다"는 창수의 대사가 있어요. 보통 남자들이 하지 못하는 걸 창수는 해보는 거예요."
임창정은 창수를 향한 애정이 크다. 지난해 ’공모자들’로 이전 작품들과 달리 웃음기를 싹 뺀 연기를 선보였는데 사실 ’창수’가 먼저였다. 개봉이 미뤄지다 보니 ’공모자들’보다 늦게 관객을 찾게 됐다. 그는 ’창수’에 참여하며 출연료 25%만 받았는데도 열과 성을 다했다. 임창정뿐 아니라 모든 제작진과 스태프가 그랬다.
그는 "창수는 후진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온전히 2년 동안 만든 느낌이라 울컥하다"며 "특유의 색깔과 미덕이 있는 영화다. 부산영화제 상영 때와는 편집이 조금 달라져 아쉬움이 있지만 무게도 있고 여운도 있다"고 강조했다. 언론시사회 때 개봉을 시킬 수 있다는 사실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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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다양한 방송 활동을 하고 있다. 영화 홍보 이유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는 일하고 바쁜 게 좋다고 웃었다. "요즘 여러 가지 일이 있었는데 의식적으로 그냥 웃었어요. 바쁘니깐 더 많이 웃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바쁜 스케줄을 소화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즐기는 것 같아요. 무대에서도 ’이제 끝났구나’ 했던 마음이 ’벌써 끝났구나. 아쉽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
이혼의 아픔을 겪기도 한 임창정. 20여 년을 연예계에서 생활하며 꽤 많은 재산과 인맥을 형성했을 것 같아 사업이나 다른 일을 할 수도 있었을 텐데 왜 굳이 다시 대중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연예계로 돌아온 것일까?
임창정은 "대중의 관심이나 시선을 받는 건 당연하다. 그런 것을 견디지 못하고 이 일을 할 순 없다"고 했다. 이어 "솔직히 우리가 일이 계속 들어온 건 아니다. 한해 쉬면 수입이 없다. 물론 아버지에게 경기도 이천에 건물도 사드리고 했지만, 돈이 없다고 그걸 팔아 쓸 순 없지 않나"라며 "사업 같은 경우도 미래 구상안을 짜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이들을 향한 마음도 내비쳤다. "아빠니깐 아이들 때문에 더 열심히 일하는 건 당연한 거죠. 예전에는 부모님을 호강시켜 드리기 위해 일했다면 이제는 아이들을 올바르게 키우고 싶은 마음이 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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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사진 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