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나영 기자] 2013년 가장 핫한 스타를 꼽자면 배우 이성재가 아닐까 싶다. 지난 3월 종영된 MBC 드라마 ‘아들 녀석들’에서는 죽은 아내 외에는 여자를 모르는 고지식한 치과의사 유현기 역을, 6월 종영된 MBC 드라마 ‘구가의 서’에서는 문관을 거쳐 은퇴 후 백년객관까지 차지해버리는 야심가 조관웅 역을 맡아 연기를 펼쳤다. 또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솔직한 모습을 선보여 색다른 매력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이성재는 지난달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수상한 가정부’를 통해 자신의 불륜으로 인해 부인이 자살을 하게 된 가정의 아빠 은상철 역을 맡았다. 은상철은 가정부 박복녀(최지우 분)을 만나 가족의 대한 사랑을 깨우쳐 아이들과 함께 치유해나가는 인물이다. 이성재는 이처럼 2013년 한해 다수의 작품을 통해 대중들에게 얼굴을 내비췄고, 많은 사랑을 받았다.
“사람에게는 내리막과 오르막이 존재하는 것 같아요. 4~5년 정도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인내의 시간을 지내다 보니 이러한 사랑을 받는 것 같아요. ‘수상한 가정부’는 저에게 힐링을 시켜주는 드라마였어요. 아이들이 많은 촬영장이라 정말 기분 좋게 촬영을 한 것 같아요. 이런 출연진과 스태프를 만날 수 있어 고마워요.”
![]() |
↑ 사진= 한희재 기자 |
“유독 드라마가 밤 신이 많아서 밤샘 촬영이 많았어요. 저도 체력적으로 건강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조금 힘들었어요. 하지만 최지우가 저보다 밤 신이 많았는데 웃음을 잃지 않고 촬영에 임해줘서 개인적으로 정말 고마웠어요. 나중에는 대단하다 싶을 정도로 박복녀를 잘 그려 내더라고요. 그래서 ‘야릇한 카리스마’라며 멋있다고 애칭을 지어주기도 했죠. 후반에는 정말 박복녀의 캐릭터에 빠져들었습니다.”
또한 아이들에 대해 그는 “정말 친자식 대하듯이 친하게 지냈어요. 딸 밖에 없어 몰랐던 아들의 매력을 느꼈어요. 쉬는 시간에는 아이들과 장난을 치면서 놀고, 레슬링처럼 격한 게임도 하면서 웃으면서 보냈어요. 또 밤샘 촬영에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위해 마사지를 해주니까 나중에는 ‘안마 아빠’라고 부르면서 안마해달라고도 하더라고요. 막내 혜결(강지우 분)의 아빠는 저를 질투하시기도 했어요. 아빠에게는 뽀뽀를 안하는데 저한테 한다고요(웃음). 그래서 촬영 막바지에는 극중 박복녀처럼 정을 떼려고 일부러 거리를 뒀죠.”
두 명의 딸을 둔 이성재, ‘수상한 가정부’의 아역 배우들과의 애정도 남달랐다. 그렇다면 ‘수상한 가정부’ 속 막내 혜결이의 뺨을 때리는 신은 어떻게 촬영했을까. 딸바보 이성재에게는 정말 힘든 촬영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감독님에게 ‘아무리 원작이라지만 어떻게 뺨을 때리냐’고 말했어요. 정말 저로서는 5살 아이의 뺨을 때리는 건 아동학대고 문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이해가 안됐지만 결국 원작대로 아이의 뺨을 때려야만 했죠. 정말 괴롭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끝나고 나서 한국 정서에 맞지 않는다고 아이를 어떻게 때리냐고 문제가 됐지요.”
![]() |
↑ 사진= 한희재 기자 |
“원작을 보지 않고 촬영했어요. 우리 드라마는 20부작이고 원작은 11부작에 끝나니까 후반부에는 어떻게 촬영될 지 궁금했지요. 저는 박복녀와의 로맨스를 기대했지만 그렇게 그려지지 않아 아쉬운 부분이 있어요. 하지만 끝에는 행복하게 끝났으니까요. 힘든 점은 딱히 없었어요. 저보다는 최지우가 더 힘들었을 거예요.”
전작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수상한 가정부’는 다소 아쉬운 성적을 보였다. 시청률 10% 내외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타 일본 리메이트작과 비교를 당해야만 했다.
“저는 나름대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생각해요. 중간에 시청률 1위도 해보고, 꾸준히 10%가 나왔으니까요. 스태프와 최지우가 힘들어할 때는 ‘나는 2%대 작품도 했다. 힘내라’고 응원을 해줬어요. 그리고 40대 아주머니들이 보고 반응해주시는 걸 보고 저는 힘을 얻었죠.”
![]() |
↑ 사진= 한희재 기자 |
“파일럿 때부터 딸에게 저의 모습을 잠깐 보여주고자 가벼운 마음으로 출연한 거에요. 물론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게 된 것은 인정해요. 원래 저의 모습을 보여주고 예상치 못한 인기도 얻었어요. 저에게 도움도 되고 일주일마다 힐링을 할 수 있었던 즐거운 경험이지만 배우의 자리로 돌아갈 때가 된 것 같아서 조심스레 돌아가려고 하는 거예요.”
팬들은 브라운관을 떠나는 이성재의 모습에 아쉽기만
“아직 정해진 작품은 없지만 기회가 되다면 상황에 맞춰 연기하려고 해요. 배우로서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번해 많은 사랑을 받아 기분이 좋은 만큼 그 사랑을 나눠주기 위해 노력할거에요.”
김나영 기자 kny818@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