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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한 저녁. 매혹적인 클래식 선율이 깊어 가는 가을 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지난 24일 경기 광명시 청소년 수련관 개관기념 ‘찾아가는 음악회’가 열렸다. 이를 기념해 광명시 청소년 수련관은 러시아를 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노태철 지휘자를 필두로 한 러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초청, 감동의 울림을 선사했다.
‘러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지난 1992년 러시아 개방과 함께 최고의 음악가들이 모여 창단됐다. 500장 이상의 명품 음반을 통해 세계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오케스트라. 수장은 동양인 최초로 ‘비엔나 왈츠 오케스트라’와 ‘프라하 모차르트 오케스트라’ 지휘자를 역임한 노태철 지휘자. 그는 모스크바 심포니, 토론토 필하모니, 헝가리안 심포니 등 세계 100개 오케스트라와 600회 이상 음악회를 함께 했다.
오랜 시간 음악을 통해 변화되는 학생들을 보면서 일선 학교와 군부대 산사 카페 등 장소를 불문하고 단원들과 함께 멜로디를 선보인 그는, 바쁘지만 다시 한 번 청소년을 위해 지휘봉을 들었다.
무대에 오르기 전 그는 “청소년들은 대한민국의 미래다. 그러나 너무 공부에만 매몰돼있다”면서 “또 다른 삶이 있다는 점을 일깨워주고 싶다. 좀 더 색다른 인생을 살고 다양한 꿈을 설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로 입시를 준비하느라 수면시간도 부족한 청소년들이 시간과 마음을 내 공연을 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 하지만 이날 만큼은 교실에서 벗어나 부담 없이 클래식을 즐기려는 청춘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내 조명이 켜지고 노 지휘자의 손끝에서 시작된 연주회는 바이올린 플루트 비올라 등이 웅장한 선율을 빚어내며 객석을 휘어잡았다. 소프라노 아유나 바자르구루에바는 가곡 ‘그리운 금강산’을 열창했다. 관객들은 외국인의 입을 통해 나오는 우리 노래를 감상하며 놀라워했고,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여기에 바이올린의 김유지는 우아한 ‘차르다시’ 연주를 선보였고, 메조소프라노의 아니타 다핀스카와 테너의 사바 카스타에브는 ‘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 ‘공주는 잠못 이루고’ 등을 열창했다.
한 곡 한 곡이 끝날 때마다 객석은 감동의 물결이었고, 학생 학부모 시민들은 수준 높은 무대에 앵콜을 연발하며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노태철 지휘자는 “많은 청소년들이 무엇인가가 되기 위해 공부한다. 하지만 음악회를 통해 행복한 인생을 사는 것에 대한 고민도 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고려인 동포에도 관심이 많다. 올해는 고려인 동포 이주 150주년이자 노 지휘자가 유럽 무대에 데뷔한 지 꼭 20년이 되는 해. 이를 기념해 그는 국내 일정을 마치고 돌아가 10월 12일부터 러시아 곳곳을 돌며 음악회와 페스티벌 등 각종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음악에 한계를 두지 않는다는 그의 도전은 아름다운 선율을 빚어내며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공연을 통해 고려인들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으면 한다. 많은 동포들을 만나
노 지휘자는 고려인 동포 이주 150주년 및 유럽 무대 데뷔 20주년을 기념해 오는 28일 구미, 30일 성남, 10월 1일 광주, 4일 영월에서 음악회를 진행하며, 7일에는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러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