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어설프고 허점투성인 현재를 변화시키는 것도 모자라 다가올 미래까지 완벽하게 보장받고 싶은 이들이 있다. 데이비드(조니 웨스턴 분)와 제시(소피아 블랙 디엘리아 분), 퀸(샘 러너 분), 아담(앨런 에반젤리스타 분), 크리스티나(버지니아 가드너 분)다. 이들의 시간여행은 우연히 돌아가신 아버지의 비디오카메라를 발견한 데이비드 때문에 시작된다.
MIT 공대 입학을 꿈꾸는 데이비드는 우연히 돌아가신 아버지의 비디오카메라를 확인하다 자신의 7살 생일파티 영상에 찍힌 현재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합성이라 하기엔 조금 어색하고 우연이라 하기에는 기묘한 현상에 그는 친구들과 아버지의 실험실이었던 지하실에 모인다. 시간재조정장치 설계도를 찾아낸 이들은 실험을 통해 기계를 완성하고 자유롭게 시간여행을 떠난다. 은밀하고 위대하게.
찌질한 현재를 탈출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이미 지나온 자신들의 과거를 바꾼다. 복권당첨은 기본이고 왕따 탈출, 시험 다시 보기, 수업시간에 몰래 나와 일탈 즐기기 등 원하는 모든 걸 맘대로 누린다. 그러나 늘 정도를 지나치면 위험한 법. 소박했던 이들의 시간여행을 갈수록 대범해지고 과감해져 아슬아슬하다. 거기에 자신들이 정한 룰을 어기는 친구가 등장하는가 하면, 과거를 재구성하는 동안 세상의 미래가 바뀌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당황스러워한다. 때문에 시작은 위대했지만 끝은 위태로워 보는 이까지 아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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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망친 시험 다시 보기, 일탈 즐기기 등은 평범하지만 10대들이 한 번쯤은 이뤄보고 싶은 목록 중 하나이다. 때문에 어린 관객층은 이해가 가능하고 어른 관객층 역시 과거를 회상해볼 수 있다. 빠른 몰입과 자연스러움을 위해 제작진은 파운드 푸티지 촬영 기법을 사용했다. 파운드 푸티지는 실제 사건을 기록한 영상인 것처럼 보여주는 일종의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이다. 주인공들이 모든 것을 영상으로 기록하며 관객들로 하여금 그들과 함께 시간여행을 떠나는 듯한 쾌감을 선사하고 있다.
이를 위한 배우들의 노력도 대단했다. 타임슬립 과정을 실제 카메라에 담아내야 했던 배우 버지니아 가드너는 “카메라를 이리 저리 돌리는가 하면 카메라를 든 상태로 렌즈를 응시하며 대사를 해야 했는데 아주 놀라운 경험이었고 정말 재미있었다”고 소감을 전한 바 있다.
또한 완벽한 시간여행을 위한 이들의 규칙들이 서서히 공개되면서 더욱 볼거리가 다양해진다. 모든 것을 영상에 담는 장면은 다음 사건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해 눈을 뗄 수 없게 만들고, 과거의 자신과 마주친 후 겪게 되는 기이한 현상은 잠시나마 공포를 안기기도 한다. 룰이 있기에 이를 어길 시 경험하게 되는 상황들이 시간여행의 소중함과 과유불급을 다시금 강조하고 있다.
앞서 1987년 시간여행을 다룬 ‘백 투 더 퓨처’가 개봉돼 센세이션을 일으킨 바 있다. 자꾸 봐도 질리지 않는 이야기와 기막힌 상황, 다양한 장치가 놀라움을 안겼던 작품이다. ‘백 투 더 비기닝’은 이에 버금가는 영화이고 좀 더 매끄럽고 세련된 시간여행을 통해 진화된 타임슬립을 보여주기도 한다. 오는 26일 개봉.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 사진=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