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경기)=MBN스타 유지혜 기자] tvN 월화드라마 ‘호구의 사랑’이 민감한 소재를 다루는 어려움을 두고 심기일전했다.
3일 오후 경기도 일산 CJ E&M 스튜디오에서는 tvN 월화드라마 ‘호구의 사랑’ 현장 공개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배우 유이, 최우식, 임슬옹, 이수경과 표민수 PD가 참석했다.
‘호구의 사랑’은 색채가 따뜻하고, 중간에 애니메이션 기법이 사용되는 등 산뜻하고 발랄한 분위기가 특징이다. 하지만 분위기나 연출이 따뜻할 뿐, 정작 담고있는 소재는 굉장히 무겁다. 혼전임신, 동성애 같이 드라마 하나에 주요 소재로 등장해도 이상할 것 없는 소재들로 가득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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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N스타 DB |
제작진도 이에 대해 고민이 많을 터. 분위기와 소재가 상당히 상반되고, 소재 자체가 민감해 자칫 시청자를 불편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표민수 PD의 연출에서도 소재 접근법에 많은 고민을 한 흔적이 드러난다.
이날 표민수 PD는 “이 드라마는 굉장히 아날로그적이고, 만화적인 소재를 가지고 출발을 했다. 그 기저에는 임신, 동성애 등 강한 소재들이 깔려 있다”고 소재가 민감하다는 것을 인정했다.
이어 그는 “임신 자체가 강한 소재지만, 강하게 만들어서 강한 것이지 이게 정말 강한 소재일까 생각해봤다. 도희가 아기를 가지는 과정이 어떻게 됐냐기 보다는 어떻게 낳고, 어떻게 아이를 키우고 있는지, 아이와 수영 둘 사이에서 좀 더 실질적인 고민을 하는 모습 등을 그려내고 싶었다”고 의도를 전했다.
이런 무거운 소재들을 따뜻하게 그려내기 위해 다양한 기법들이 등장했다. 표 PD는 “원래 이 드라마 자체가 웹툰 원작이다. 그래서 만화와 드라마를 어떻게 접목을 시켜볼까 생각했고, 이 드라마가 어떻게 보면 리얼 판타지 면이 있어서 만화적인 부분을 차용했다”고 드라마에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기법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그는 “무엇보다 코미디에 힘을 쏟고 있다. 어떻게 하면 주제를 즐겁게, 유쾌하게, 가볍게 이끌어 가볼까 생각했다. 그런 면에서 애니메이션 기법이 제일이라 생각했다”며 “접근 방식이 시청자에 쉬웠으면 하는 바람이었고, 배우들이나 시청자나 즐거운 마음으로 볼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즉, 드라마를 독특하게 만들었던 애니메이션 기법이나 디테일 같은 부분은 드라마의 무거운 소재들을 조금 더 가볍고, 접근을 더욱 쉽게 만들려는 제작진의 의도 아래 사용된 것이다. 변강철(임슬옹 분)과 도도희(유이 분)의 ‘빨간 모자’ 신처럼 코믹하게 변형된 동화 모티브가 나오는 것도 같은 이치다.
배우들도 소재에 대한 부담을 최대한 느끼지 않으면서 드라마를 유쾌하게 풀어가기 위해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유이는 출산 연기, 임슬옹은 남자 강호구를 좋아하는 변강철 역으로 동성애자 연기와 같은 쉽지 않은 도전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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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CJ E&M |
유이는 출산 연기에 대해 “제가 처음 해보는 출산 연기여서 얘기를 많이 듣고, 영상을 많이 찾아봤다”고 말하며, “처음에는 정말 강하게 연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연기를 하면서 점점 고민이 된다. 이 상황에서 정말 이렇게 강하게 말해도 될까 이런 혼란이 오더라”고 연기에 대한 어려움을 전했다.
임슬옹 또한 “동성애적인 부분에 대해 차라리 생각을 안 하는 게 나을 것 같았다. 그래서 다른 생각 없이 연기했다”며 “여러 가지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 중이다.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점점 저도 생각들이 많아져서 조금씩 편해지는 것 같다. 호구와의 로맨스가 이어질 예정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처럼 배우들과 제작진은 무거운 소재를 어떻게 하면 따뜻하고 가볍게 그려낼 수 있을지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이제 막 아이를 낳은 도도희와 그를 지키는 강호구, 그의 친구들에게는 아직 남은 과제가 있다. 아이 아버지가 누군가가 하는 점이다. 더욱 파장이 큰 소재들이 남아있다고 예고된 만큼 ‘호구의 사랑’의 고민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호구의 사랑’은 국가대표 수영여신 도도희(유이 분), 밀리고 당하는 대한민국 대표 호구 강호구(최우식 분), 무패신화 에이스 변호사 변강철(임슬옹 분), 남자인 듯 여자 같은 밀당고수 강호경(이수경 분)의 로맨스를 그린 청춘 드라마다. 매주 월, 화 오후 11시 방송된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