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정예인 기자] 배우 윤여정이 특유의 솔직한 입담으로 MC 박경림을 당황시켰다. 그러나 박경림은 순간순간 재치 있게 맞받아쳐 딱딱해질 수 있었던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끌었다.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CGV에서는 영화 ‘장수상회’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날 MC를 맡은 박경림은 “‘장수상회’ 예고편을 보니 따뜻한 봄의 느낌을 받았다. 내가 연애할 때가 떠오른다. 수지 같고 예뻤다”며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내는 것으로 제작보고회의 포문을 열었다.
뒤이어 ‘장수상회’의 출연진들이 자리했다. 배우 박근형과 윤여정이 ‘썸’에 맞춰 등장했고, 극중 두 사람의 사랑을 응원하는 한지민, 조진웅, 황우슬혜, 찬열이 차례로 무대에 올랐다. 박경림은 약간은 얼어있는 배우들에게 이번 작품에 참여하게 된 소감을 물으며 현장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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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곽혜미 기자 |
이에 박근형은 “극중 성칠 역을 맡았다. 재미있는 역할을 맡아 윤여정과 즐거운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다. 이런 자리(제작보고회)는 처음이다”라며 조금은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이 때 윤여정이 “나는 이런 자리에 많이 서봤다. 극중 금님 역을 맡았다, 잘 부탁드린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으로 물들였다.
그러나 윤여정은 뒤이은 박경림의 질문에는 찬물을 끼얹었다. 박경림이 윤여정에게 “이번 작품에 좋은 배우들과 함께 선다. 감회가 새롭겠다”라고 묻자, 윤여정은 “감회가 새로울 정도로 오랜만에 만난 건 아니다. 몇 주 전에 만났다”고 답해 박경림을 당황시켰다.
박경림은 잠시 움찔하는 듯 했지만 곧바로 “그래도 이번 작품이 기대되지 않냐. 예고편이 굉장히 재미있다”고 되물었다. 윤여정이 “박경림 말처럼만 되면 다 좋겠다. 그러나 관객들이 어떻게 봐주는 지에 따라 (흥행이) 달린 것 아니겠냐”고 답해 가까스로 긴장된 분위기를 누그러뜨렸다.
후에도 윤여정의 날카로운 발언은 계속됐고, 그 때마다 박경림은 농담을 섞어 받아쳤다. 박경림의 노련미는 제작보고회 후반부에 도드라졌다. 윤여정은 “박근형과는 내가 스물두 살 때 ‘장희빈’이라는 작품에서 만났다. 그 때 내가 장희빈을 맡고 박근형이 숙종을 맡았다. 그건 자료로도 남아있지 않다”며 “그렇기 때문에 ‘장수상회’가 역사적인 작품이다. 박근형과 내가 살아 있기 때문에 몇 십 년이 지난 지금 커플 역할을 맡은 것 아니겠냐”고 소감을 전했다.
박경림은 윤여정의 말을 ‘역사적인 현장’ ‘반세기만에 되찾은 사랑’이라는 문장으로 간략히 정리해 언급하며, 제작보고회가 끝날 때까지 “여러분 역사적인 현장입니다”라는 말을 해 현장 분위기를 즐겁게 돋웠다.
윤여정은 과거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에 출연해 솔직한 입담과 서늘한 독설로 눈길을 끌었다. 박경림은 그런 윤여정의 특징을 십분 받아들여 유려한 말솜씨로 대화를 이끌었다. 상대방의 차가운 말도 결국은 웃음으로 치환시키는 박경림은 역시 프로다.
한편, ‘장수상회’는 까칠함으로 무장한 70세 연애 초보 성칠(박근형 분)과 그의 마음을 뒤흔든 고운 외모의 꽃집 여인 금님(윤여정 분)의 좌충우돌 러브스토리를 그린 작품으로, 오는 4월 개봉 예정이다.
정예인 기자 yein6120@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