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사랑비극’, 버려진 트랙 중 하나였는데…”
‘힙합의 음유시인’으로 불리며 한국 힙합 1세대로 힙합 대중화에 획을 그었던 MC스나이퍼가 돌아왔다. 지난해 긴 공백을 깨고 미니앨범 ‘비카이트 1’(B-Kite 1)을 내고 돌아온 지 약 6개월만에 신곡이다.
신곡 ‘시랑비극’은 MC스나이퍼 음악 특유의 구슬픈 멜로디와 현실적이면서도 절절한 가사가 살아있는 곡으로 MC스나이퍼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음악을 만난 느낌이다. ‘비카이트’의 타이틀곡인 ‘콜라병’이 새로운 도전이었다면 이번엔 멍석을 깔고 가장 자신의 장기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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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사랑비극’은 2013년 1월에 만들어 놓은 곡이다. 가사는 그보다 먼저 완성됐다. 하지만 지난 3년간 MC스나이퍼가 슬럼프를 겪으면서 발매를 하지 못했고 버려질 뻔한 위기에서 세상에 나오게 됐다.
“이전에 인터뷰나 앨범을 통해서도 얘기를 했지만 슬럼프가 심했다. 음악을 아예 안들을 정도로 결벽증이 걸렸다. ‘사랑비극’도 그 때 버려진 트랙 중 하나였는데 슬럼프를 극복하고 다시 들어보니 나쁘지 않은 것 같더라. 마스터링을 다시 해서 내놨다.”
싱글이지만 2개의 파트로 나눠서 보컬을 달리해 새로운 느낌을 줬다. 신예 보컬 나경원이 파트1을, 밴드 몽니의 보컬 김신의가 파트2를 불렀다. MC스나이퍼의 가사는 그대로지만 후렴구를 달리해서 보컬의 색을 더 살렸다. 사실 몽니가 부른 버전은 가수 임재범에게 먼저 요청이 들어갔던 상태였다. MC스나이퍼는 일화를 털어놓으며 몽니에게 다시금 고마움을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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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MC스나이퍼는 슬럼프로 한 동안 음악을 중단한 적도 있었다. 법적인 문제에도 휘말리면서 고통을 받았고 그 시간 동안 음악과는 벽을 쌓았다고 고백했다. 그런 그가 다시 음악을 할 수 있었던 계기는 무엇일까.
“당시에 발버둥을 많이 쳤는데 그냥 가만히 놔둘 걸 그랬다. 지금 생각하면 그냥 다 내려놓고 여행을 다녔으면 훨씬 좋았을 것 같다. 시간을 흐르고 상처는 스스로 아물어 가는데 자꾸 극복하려고 건들다 보니까 덧났다. 시간이 해결해줬다. 이젠 다시 슬럼프가 찾아오면 바로 여행을 떠나려고 한다. 여행 다니면서 가사 쓰는 게 좋더라.”
지금은 음원차트들을 석권하고 공연장에 많은 사람들이 채워지는 힙합 음악이지만 과거만 하더라도 언더에서만 하는 음악, 남자들의 음악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 시대를 대표하는 뮤지션이 바로 MC스나이퍼다. ‘힙합의 음유시인’으로 불리며 그 당시에도 서정적이고 멜로디 강한 음악을 선보였다. 그러면서도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나 ‘풀타임’ 같은 곡에서 사회적으로 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힙합이 대중화가 된 건 분명하다. 하지만 얕아진 것도 사실이다. 문제의식이나 주제의식이 부족하다. 근데 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힙합을 할 땐 아픔을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최근에 미국 힙합 음악이 점점 깊어가고 있다. 저희도 변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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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음반만 듣는 게 버릇이었는데 싱글, 미니앨범이 나오니 어려워졌다. 근데 이것저것 해보니까 싱글은 싱글대로의 맛이 있다. 시대를 따라가야 하는 걸 느낀다. 그래서 요즘은 인트로가 중요하다. 슬럼프에서 나온 지 얼마 안됐다. 그래서 더 많이 만들고 활동하려고 한다. 3월에 신곡을 냈으니 다음 날에 낼 수도 있다. 약 한 달 정도의 텀으로 신곡을 발표하고 싶다.”
남우정 기자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