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었다.
SBS 수목드라마 ‘하이드 지킬, 나’는 수많은 이슈에도 수목극 꼴찌를 면치 못했다. 이유는 하나였다. 수많은 이슈에도 방송 내용에 관한 건 거의 없을 정도로 시청자의 구미를 당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이드 지킬, 나’는 캐스팅 단계부터 떠들썩했다. 제대 후 현빈의 안방극장 첫 복귀작이면서 영화 ‘역린’ 이후 현빈·한지민이 재회한다는 점에서 크게 조명 받았다. 또한 다중인격 소재 동명 웹툰이 극화된다는 사실에 웹툰 매니아들에게도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그러나 첫 방송을 앞둔 지난 1월 예기치 않은 논란에 휩싸였다. 원작자인 이충호 작가가 경쟁 드라마인 MBC ‘킬미 힐미’를 두고 “아이디어 도둑질”이라며 맹비난을 퍼부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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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SBS 제공 |
파장은 예상보다 컸다. 같은 시간대 방송되는 드라마이면서 ‘다중인격’이라는 같은 소재로 경쟁을 벌이는 작품이었기에 실제 이충호 작가 말대로 ‘하이드 지킬, 나’를 베꼈다면 논란의 소지가 있는 부분이었다.
이에 대해 ‘킬미 힐미’ 측은 이충호 작가의 허위 주장이라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후 몇 번이나 양측에 표절 논란이 오갔지만 노이즈만 일었을 뿐, ‘하이드 지킬, 나’의 이미지는 점점 아래로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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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C, SBS 제공 |
아니나 다를까. 이 기대작의 첫 회 시청률은 고작 8.6%(닐슨코리아 집계, 전국기준)에 그쳤다. 두 톱배우가 뭉쳤다고 하기엔 다소 아쉬운 성적이었다. 이후 시청률 반등을 꿈꿨지만 그마저도 녹록지 않았다. 중반 이후엔 3%대로 접어들며 하락세를 이어갔고 ‘킬미 힐미’ 지성·황정음의 열연과 수준 미달의 콘텐츠 내용에 발목이 잡혀 결국 ‘수목극 꼴찌’라는 수모를 겪게 됐다.
여기에 대형 서점에서 이충호 작가 책 홍보 문구로 ‘킬미 힐미’를 역이용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하이드 지킬, 나’는 만신창이가 돼 버렸다.
26일 2개월의 굴욕적인 시간이 모두 흘렀다. 현빈·한지민의 안방극장 복귀 스코어는 참담했고, SBS는 울상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기대한 시청자는 이미 ‘킬미 힐미’ 후속작 ‘앵그리 맘’과 KBS2 ‘착하지 않은 여자들’에 눈을 돌린 상태다.
논란만 많고 정작 얻을 건 없었던 ‘하이드 지킬, 나’. 어려운 환경을 후속작 ‘냄새를 보는 소녀’에게 고스란히 물려주게 됐다. 박유천·신세경 등 청춘스타가 톱배우들이 지키지 못한 아성을 되찾아올 수 있을지 앞으로가 주목된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