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배우 김호정은 임권택 감독의 신작 ‘화장’에서 음모를 노출해 논란의 대상이 됐다. 이런 논란을 제기한 이들에게 가장 먼저 묻고 싶다. “혹시 영화는 보셨는지”
오는 4월9일 개봉 예정인 ‘화장’은 지난 17일 언론시사회 이후 또 한 번 이슈가 됐다. 앞서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식 상영돼 당시 김호정의 음모노출이 엄청난 화제를 끌기도 했다. 얼마 전 진행된 언론시사회에서 임 감독은 해당 장면이 영화 ‘화장’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가장 힘겨운 장면이었다고 밝히며 배우 김호정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 감사의 마음이 매스컴을 타면서 또 다시 대중의 입방아에 오르게 됐다.
![]() |
↑ 사진=영화 ‘화장’ 스틸 |
“이번 영화를 촬영하며 가장 힘들게 찍은 장면이 바로 김호정과 안성기가 욕탕에 있는 신이었다. 사실 처음에는 반신으로 찍으려 구상했었고 그렇게 찍었다. 몸을 가누지 못하는 부인을 수발하는 과정이었는데 두 배우의 상반신만 나올 지라도 관객들이 충분히 유추해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찍고 보니 상반신만 나오는 반신으로는 관객을 충분히 이해시킬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감이 잘 살지 않더라. 그렇게 해선 내 의도가 전달될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조심히 김호정에게 이해를 구했다. 두세 시간 생각을 해보자고 얘기했는데 그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 김호정이 흔쾌히 내 뜻을 받아들여줬고 그렇게 그 장면이 완성됐다. 이 자리를 빌려 배우 김호정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언론시사회 당시 임 감독의 답변 中)
임 감독이 “가장 힘들게 찍은 장면”이라고 말한 이 장면은 ‘화장’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장면 중에 하나고, 관객들의 감정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투병 중인 아내(김호정 분)가 침대에 누워 옷을 입은 채 대변을 본 이후 오 상무(안성기 분)는 아내를 욕실로 데려와 변기에 앉힌 뒤 옷을 벗기고 샤워기로 아내의 몸을 닦아 준다. 이런 장면을 온전히 관객들에게 전달하려다 보니 음모 노출이 불가피했던 선택이다.
보여지는 그대로 이 장면은 대소변도 가리지 못할 정도로 힘든 투병을 이어가는 아내와 그런 아내를 헌신적으로 간병하는 남편의 모습이 담겼다. 이 뿐만 아니라 남편에게 여자가 아닌 환자의 입장이 되어 버린 상황을 힘겨워 하는 아내의 심리 묘사는 관객들의 눈물샘을 기어이 열게 만든다.
결국 이 음모노출신은 분명 높은 수위의 장면이지만 슬픔과 서글픈 감정을 최대로 올리면서 ‘야하다’는 생각을 할 틈을 주지 않는다.
김호정의 노출 투혼은 분명 박수갈채를 받아야 분명하지만, 이 영화가 단지 배우 김호정의 노출 영화로 전락하는 건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