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정예인 기자] ‘무법자 3부작’으로 잘 알려진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유작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이하 ‘원스 어폰’)가 4월9일 디지털 리마스터링 재개봉한다.
이탈리아 출신인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은 1960년대 이른바 ‘마카로니 웨스턴’(이탈리아에서 만든 서부극)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그는 기존의 서부 영화의 양식에 신선함을 가미한 ‘황야의 무법자’(1964), ‘석양의 건맨’(1965), ‘석양의 무법자’(1966)로 구성된 ‘무법자 3부작’을 내놓으며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스타덤에 올렸다.
그는 이어 ‘옛날 옛적 서부에서’(1968), ‘석양의 갱들’(1971)을 제작해 ‘마라코니 웨스턴’ 장르를 확장시켰다. 이후 레오네 감독은 긴 휴식 끝에 누아르 장르에 서부극을 가미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1984)를 내놓고 세상을 등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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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포스터 |
‘원스 어폰’은 1920년대 미국 대공황 시대를 배경으로, 뉴욕 빈민가에서 성장한 유태인 출신 소년들이 마피아 보스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소년 누들스(로버트 드 니로 분)는 가장 친한 친구(제임스 우즈 분)와 첫 사랑 데보라(엘리자베스 맥거번 분) 사이에서 줄곧 갈팡질팡한다. 그러던 그는 감옥에 들어가는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마피아로 거듭난다. 그러나 누들스는 “연방준비은행을 털자”는 맥스의 제안을 거절하고 경찰에 고발한다. 누들스가 배신자로 낙인찍히면서 갱스터들의 배신, 욕망, 사랑을 담은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원스 어폰’은 아직까지도 ‘갱스터 걸작’으로 불리며 많은 영화인의 입에 오르내리는 작품이다. 그러나 1984년 개봉 당시, 분량 문제로 인해 호평과 혹평 사이를 오갔던 작품이기도 하다. ‘원스 어폰’은 가편집 분량이 10여 시간에 달한다는 설이 있을 정도로 긴 길이로 유명하다. 당시 칸 영화제에서 229분짜리 판본을 처음 선보인 후 극찬을 받았다.
그러나 미국에서 개봉한 ‘원스 어폰’은 139분짜리 편집판이었다. 제작사는 미국의 상영 여건상 긴 길이는 불가능하다며 무차별적으로 편집했고, 미국 비평가들의 혹평은 당연하단 듯이 뒤따라왔다. 2시간 남짓한 시간으로 감독이 의도했던 거대한 시대적 흐름을 담아내는 것은 불가능했단 점이 증명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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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원스어폰 스틸컷 |
이번에 개봉되는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 ‘원스 어폰’은 칸에서 선보인 229분짜리 판본에 20여분이 추가된 251분짜리 감독 확장판이다. 이 판본에는 편집되면서 사라졌던 촬영분과 분실된 것으로 여겨졌던 장면이 포함됐다. 또한 고화질인 4K(UHD·초고해상도) 버전으로 재탄생 되며 선명한 화질로 스크린에 담긴다.
4K버전 ‘원스 어폰’은 영화음악의 거장 엔리오 모리코네의 OST 역시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작품 속에서 다양하게 변주되며 극의 몰입도를 배가시키는 ‘데보라 테마’ ‘차일드 후드 메모리’ ‘아마폴라’ 등의 삽입곡들은 이전에 없던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원스 어폰’을 국내에서 만나는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원스 어폰’의 국내 개봉은 30여년 전 미국에서 개봉한 139분보다도 짧은 버전인 100분 편집본으로 이뤄진 적 있다. 때문에 ‘마카로니 웨스턴’의 거장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확장판을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관객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정예인 기자 yein6120@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