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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개봉하는 외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을 향한 관심이 엄청나다. 예매율이 95%(21일 영진위 기준)까지 육박하고 있다.
영화관에서 상영작을 선정하는 프로그램팀은 다소 편하게 됐다. 이번 주 스크린 배정은 무조건 ‘어벤져스2’가 최우선이다.
최근 멀티플렉스 상영관 CGV는 자사의 상영관 편성 노하우를 공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비슷한 작품 3편의 흥행실적 평균과 예매 수량, 업계 반응 등 종합적이고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예측치이긴 하지만, “적중률이 70~80%”라며 자신감도 넌지시 드러냈다.
4월 넷째 주에는 상영작 편성 과정이 필요 없을 정도다. 관객의 지대한 관심에 스크린을 당연하게 열어 줄 것이 분명하다. 예매율은 계속 치솟고 있고, 전작 ‘어벤져스’와 ‘아이언맨’ 등은 흥행에 성공했다. 업계 반응은 말해 무엇하랴.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1000개 이상 스크린을 배정해도 된다는 논리가 따라올 듯하다. 관객들의 반응이 뜨겁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한국 배우 수현이, 또 익히 눈에 익은 한국 거리 풍경이 할리우드 영화에 등장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관심 폭발이다. 지난해 마포대교, 세빛섬, 상암동 DMC 월드컵 북로, 청담대교 북단램프, 강남대로, 문래동 철강단지 등에서 ‘어벤져스2’ 팀은 촬영을 해갔다. 지난주 로버트 더우니 주니어, 크리스 에반그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방한해 한국과 한국 촬영에 대한 추억을 덧씌웠으니, 대중의 관심은 더욱 더 높아졌다.
CGV는 ‘어벤져스2’가 월트디즈니 영화이기에 늘 거론되는 수직계열화 문제를 이번에는 피해갈 수 있게 됐다. 그래도 독과점 논란은 여전히 뒤따를 수밖에 없다. 작은 영화들이 취약 시간대로 배정되는 건 당연지사다. ‘어벤져스2’와 같은 날 개봉하는 감동적이고 뭉클한 영화 ‘땡큐, 대디’와 ‘약장수’ 등은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그 틈을 파고들기조차 쉽지 않을 것 같다.
1주 뒤 개봉하는 영화들도 위태롭다. 한국영화에서 보기 드물게 여배우 두 명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꽤 괜찮은 만듦새와 전개로 올해 칸국제영화제의 부름까지 받은 ‘차이나타운’과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따낸 줄리안 무어의 치매 환자 연기가 인상 깊은 ‘스틸 앨리스’도 위기 상황이긴 마찬가지다.
물론 다양한 소재와 장르의 영화를 즐기는 이들에게는 행복한 주가 될 것 같다. 물론 취약 시간대, 특정 지역에서만 봐야 해 발품을 팔아야 하는 불편이 따르겠지만 그럼에도 괜찮은 영화들이 대거 관객을 찾기 때문이다.
앞서 CGV는 편성 기술을 밝히는 자리에서 “경쟁작도 중요한 변수”라며 예측과 함께, 예상과는 다른 관객 반응이 감지됐을 때 “상영관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었다.
흥행 조건을 다 갖춘 ‘어벤져스2’이긴 하지만 다른 영화들의 잠재성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결과를 받아들고 조정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쉽진 않겠지만 작은 영화들의 바람이다.
‘차이나타운’으로 웃음기를 싹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