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개봉한 또는 개봉할 영화들의 공공의 적이었던 영화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이 드디어 개봉했다. 개봉 전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받아왔기에 여전히 인기몰이 중인 건 매우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어벤져스2’를 향한 관객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
23일 개봉한 ‘어벤져스2’는 94.1%의 예매점유율(2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을 기록해왔고, 이날 오후 2시 기준에 따르면 95.9%로 여전히 독보적인 1위다. 예매 관객수만 97만7927명이다. 이는 영화를 향한 관객들의 관심을 증명하고 있다. 전 세계인의 관심도 대단하겠지만 국내 촬영으로 떠들썩거린 바 있기에 한국 관객에게 영화가 주는 의미가 더 깊을 것이다.
↑ 사진=포스터 |
촬영으로 인한 교통 통제로 많은 국민들이 피해를 봤지만, 기꺼이 희생하며 ‘어벤져스2’ 속 한국의 모습을 기대케 만들었다. 게다가 영화진흥위원회와 문화관광부, 한국관광공사의 “대한민국에 2조원의 경제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발언까지 더해져 기대치는 높이 치솟았다.
또한 한국 배우 수현이 닥터 조 역에 캐스팅됐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한국 관객에게 ‘어벤져스2’는 더욱 친근하게 다가왔다. 영화 스틸과 예고편, 캐릭터 포스터 등은 공개와 동시에 큰 관심을 받았고 점점 더 관객의 기다림을 자극했다.
하지만 막상 베일을 벗은 ‘어벤져스2’엔 한국의 미가 고스란히 담기지 않았다. 많은 국민이 기꺼이 희생하며 국내 촬영에 동참했지만, 그 동참이 민망해지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닥터 조의 등장을 알리면서 한국의 모습도 등장하는데, 주로 캡틴 아메리카와 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 분)의 액션 장면을 빛내는 배경으로 활용된다. 강렬한 액션 장면을 돋보이게 만들긴 했지만, 한국을 느끼려는 찰나 지나가버려 아쉽다.
옥에 티로 알려졌지만, 실제 지하철 내부와 다른 지하철 액션 장면도 등장한다. 다른 관객은 대수롭지 않게 넘기겠지만, 한국 관객이라면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다.
↑ 사진=포스터 |
무엇보다 현재 관객을 만나고 있는 영화들도, 이제 개봉할 영화들 모두 어벤져스 군단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 장르와 규모의 차이가 있음에도 말이다. 같은 날 개봉한 ‘약장수’ ‘아리아’ ‘세레나’ ‘땡큐, 대디’ 등은 상영관, 관객수 등의 차이를 보이며 때 아닌 골머리를 앓게 됐다. 어쩌면 해당 영화가 개봉한 걸 모르는 관객도 있을 수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어벤져스2’가 독보적인 예매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약장수’(0.1%, 전국 240개관) ‘세레나’ ‘아리아’(전국 28개, 서울14개관) ‘땡큐, 대디’ 등은 부득이하게 무관심을 받고 있다. 진지하거나 사회를 향한 메시지, 감동 등이 담겨있음에도 슈퍼 히어로를 이기진 못해 아쉽다. 이는 상영관 수로 이어질 것이며 결국 관객이 찾지 않는 영화는 충분한 관을 얻지 못하게 된다. 결국 영화로서 설 자리를 잃게 된다는 것이다. 모두의 관심이 배분 되어야하는데 한쪽으로만 유난히 쏠려 안타깝다. 즉 개봉 역대 최고 예매율 기록 등의 결과를 돌려 생각하면, 이 때문에 철저하게 무시되는 영화도 있다는 말이기에 웃프기만 하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