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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뱅(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
빅뱅의 오는 15일 ‘뮤직뱅크’ 출연이 확정됐다. 이에 앞선 수순은 빅뱅의 신곡 '루저(Loser)'와 '배배(BaeBae)'가 KBS 가요 심의에서 방송 적격 판정을 받은 것이었다. 빅뱅이 어떠한 무대를 꾸밀 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음악 팬 입장에서 반가운 일이다. 그간 YG엔터테인먼트와 KBS의 (비공식적인) 불편한 관계는 여기서 논외로 하더라도, 멋진 가수를 앞으로 좀 더 다양한 무대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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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샤벳(사진=매일경제 스타투데이 DB) |
KBS는 지난달 발표된 걸그룹 달샤벳의 노래 '조커'를 욕설로 판단해 방송 불가를 결정한 바 있다. '조커'는 요즘 젊은층에게 영화 '배트맨' 속 등장하는 악당 캐릭터의 이름으로 더 친숙하게 여겨진다.
그러나 이른바 '음란마귀'(음란한 상상으로 가득한 사람을 이르는 인터넷 신조어)의 귀에는 다르게 들릴 수 있다. '조커'는 소리 나는 대로만 들으면 성기를 뜻하는, 속된 '그것'이 크다 혹은 '그것'을 까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설사 그러한 숨겨진 의도가 있다 하더라도, 듣는 이가 '나는 음란마귀'라고 자백하는 꼴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KBS는 달샤벳의 '조커' 발송 불가 판정에 사실상 이러한 이유를 붙였다. KBS 측은 당시 "'조커'라는 단어가 욕설을 연상하게 하며 노래 속 '숨이 가빠와 베이비' 등의 가사가 남녀 간의 정사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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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뱅 "배배" 뮤직비디오 화면 갈무리 |
'홀렸어 네게. 피가 한쪽으로 또 쏠렸어 네게/ (중략) / 너와 몸이 완전 착착 감기네/ 찹쌀떡 찹쌀떡 궁합이 우리 우리 궁합이'라는 구절이 그렇다. 상상하기에 따라 여러 해석이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띄워쓰기만 바꾸면 '찹쌀 떡궁합'이라며 하하호호 웃는다.
해당 곡의 뮤직비디오를 보면 그 야릇한 의미는 더욱 명확해진다. '배배' 뮤직비디오 속 지드래곤은 속옷만 입혀진 마네킹의 엉덩이를 만진다. 말을 탄 태양의 몸은 한 여성이 쓰다듬는다. 탑은 활짝 핀 꽃과 여성의 얼굴에 하얀색 거품 액체를 주사기로 뿌린다. 그리고 아기가 울고 있는 장면이 나온다. 그 외 끈적끈적한 남녀관계를 상징하는 여러 장치들이 있지만 결정타는 역시 두개의 '찹쌀떡'이 우주에서 부딪치는 모습이다.
나쁘다는 게 아니다. 노골적 음담패설이 아닌, 성(性)적 해학이 담긴 표현의 자유로 여기면 재치이고 재미다. 실제로 이러한 표현 방식은 예능계 '색드립'의 대가 신동엽 덕인지 요즘 가요계 흐름으로 자리잡았다.
한 가요 관계자는 "빅뱅의 KBS '배배' 심의 통과를 환영한다"면서도 "다만 이번 KBS의 결정이 줏대 없는 잣대가 아니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주(5월 8일) 방송된 KBS2 '뮤직뱅크'의 전국 평균 시청률은 1.7%였다. 웬만한 프로그램이라면 경질성 폐지가 논의될 시청률이나, 각 방송사 음악 방송 순위 프로그램들의 위상은 굳건하다. 방송사에 돈을 벌어주는 건 국내 시청자가 아닌, 해외 판매 콘텐츠 혹은 특별기획을 가장한 K팝 합동 콘서트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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