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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軍) 예능 바람을 일으킨 MBC ‘일밤-진짜 사나이’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듯 하다. 2013년 3월 출발, 실제 병역 의무 기간을 훌쩍 넘은 2년 4개월째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진짜 사나이’는 초반 예능계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막강한 파워를 보였지만 반복되는 훈련과 군데군데 눈에 밟히는 억지 설정으로 언젠가부터 혹평을 면치 못해왔다.
걸스데이 혜리를 예능계 신성으로 만들어 준 ‘여군 특집’으로 반등하나 싶었으나, 남자 편으로 돌아오면서 다시 ‘그저 그런’ 예능으로 회귀하는 듯 했다. 실제 바리깡으로 머리를 민 신규 멤버들이 작정하고 시즌2에 덤벼들었음에도 시청자들은 심드렁했다.
그랬던 ‘진짜 사나이’가 조금씩 진정성을 회복해가는 분위기다. 시즌1과 비교해 상당한 강도의 훈련이 시작되면서부터다.
특히 최근 방송분에서 공개된 해군 SSU 훈련 편에 대해서는 ‘군필’ 남자 시청자들 역시 박수를 보냈다. 저질 체력의 소유자이던 슬리피가 악과 깡으로 보여준 모습은 감동을 넘어 경이로운 수준이었다.
예능이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는 웃음과 감동이 어느샌가부터 억지 웃음, 억지 감동으로 전락하려던 위태로운 상황에서 절치부심 끝 내놓은 제작진의 강수가 통한 셈이다. 그만큼 2년의 시간은 짧은 듯 길고, 긴듯 짧은 시간이다.
연병장에서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가 여기 또 있다. 혹자의 표현에 따르면 ‘임성한표 막장극’보다 더한 드라마 같은 스토리의 주인공, 김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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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여자친구 A씨는 지난해 8월 김현중을 폭행치사 및 상해 혐의로 고소했다가 사과를 받고 취하했다. 그러다가 지난 2월에는 김현중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4월에는 정신적인 피해를 입었다며 김현중을 상대로 16억 원에 이르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진흙탕 싸움이다. 현재까지 사건이 A씨의 주장에 따라 흘러온 경향이 없지 않지만 정작 A씨가 임신 및 유산을 입증할만한 증거를 내놓지 않고 있어 사건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특히 3일 진행된 첫 변론준비기일에도 임신을 입증할 만한 충분한 증거를 내놓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앞으로 충분히 다 입증할 수 있다”며 자신만만해하고 있다. 하지만 저의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는 탓에 이번 사건과 재판이 언제까지 이어질 진 미지수다.
실체 불분명한 많은 이야기가 호사가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는 말이 없다. 김현중은 이제 겨우 입대한 지 갓 한 달 된 햇병아리 신병. 현재 건강하게 군 생활을 하고 있는 그는 기초군사훈련 과정에서 중대장 훈련병을 자청했을 정도로 적극적으로 병역 의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초로 사건이 불거진 뒤 어떤 입장도 직접 내놓지 않던 그는 입대 전, 손편지로 대중과 팬들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편지에서 김현중은 “죄송한 마음이 너무 컸으나 공인이기에 속내를 다 털어놓을 수 없어 숨죽여야 했고, 좀 더 사려깊고 성숙하지 못한 저의 모습을 자책하면서 힘든 나날을 보냈다”고 고백했다.
“저로 인해 마음 상하고 분노하셨을 분께는 어떠한 말로 사죄드릴지, 그저 빚덩이를 잔뜩 안고 떠나는 심정”이라면서도 “앞으로의 2년은 제가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 믿는다”는 다짐도 덧붙였다.
요즘은 군대에서도 근무 외 시간에는 인터넷 사용이 비교적 원활하다 하니 김현중 역시 이번 재판 과정 또한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을 터다. 하지만 지리한 싸움에서 설사 이긴다(승소) 해도 그저 필부로서 만신창이가 된 명예의 한 자락을 회복하는 것 뿐, 김현중이 얻을 건 없다.
시시각각 돌아가는 외부 상황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현재 주어진 위치에서 국방의 의무에 충실하는 편이 좋겠다. 앞만 보고 달려오던 질주에 잠시 찍은 쉼표, 향후 2년은 김현중에게 인고의 시간이 될테지만 그 열매까지 쓰진 않을테니 말이다.
김현중은 ‘진짜 사나이’로 거듭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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