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배우 윤손하는 벌써 데뷔 21년차의 중견이다. 어린 나이에 시작한 배우 삶이지만 큰 부침없이 잔잔한 길을 걸어왔다. 그런 그에게 6개월 여 달려온 SBS 아침드라마 ‘황홀한 이웃’은 큰 도전이었다.
“이렇게 한 작품을 오래한 적도, 주인공으로 아침극을 이끌어온 것도 처음이예요. 긴 호흡을 지닌 일일드라마도 해본 적 없고요. 부담되고 걱정도 많았지만 단숨에 집중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던 작품이었어요.”
윤손하는 최근 MBN스타와 인터뷰에서 ‘황홀한 이웃’에 대한 애정을 한껏 표현했다. 특히 오랫동안 연기했던 공수래란 캐릭터에겐 자신의 가족보다 더 애착을 느꼈다던 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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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곽혜미 기자, 디자인=이주영 |
“처음엔 공수래가 답답하다고 욕도 많이 먹었어요. 받는 사랑보다 주는 사랑에 더 익숙한 아이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답답한 친구들이 지구 어딘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이 곳이 아직도 빛나는 별인 것 아닐까요?”
그럼에도 힘든 게 하나 있었다면 바로 눈물 연기. 매회 우는 장면이 엄청나게 많아 체력적으로 지쳤다고.
“밝은 신이 없어서 현장에선 좀 다운돼 있었어요. 이러다가 정말 내가 실제로 우울해지는 거 아닐까 싶을 정도로요. 우는 신이나 감정신이 많아서 아침부터 슬픈 음악을 들으며 감정을 유지해야했거든요. 다른 사람들처럼 시끌벅적하게 떠들며 어울리고 싶어도 그걸 못하니까 정말 힘들더라고요. 그나마 공수래가 씩씩한 성격이라 그나마 버텼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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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곽혜미 기자 |
‘아침드라마=막장극’이라는 공식에 대해서도 차분하게 설명하는 그다.
“‘황홀한 이웃’은 따지고 보면 막장극이 아니예요. 상황이 막장이긴 했으나 인물간의 관계, 대사 등은 인간적이었거든요. 아마 아침극이 아니라 미니시리즈였다면 시청자도 ‘그냥 멜로드라마구나’하고 받아들였을 걸요. 작가님도 막장요소를 안 쓰려고 노력하셨고요. 그래서 사실 다른 아침극보다 시청률이 확 오르진 않았잖아요. 그래도 전 그게 더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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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곽혜미 기자 |
뭘 물어봐도 배우 인생 최고의 작품이었다고 말하는 그에게 ‘황홀한 이웃’이 어떤 의미일지 물었다.
“6개월 이상 달려오면서 기계처럼 50개 신을 찍어낸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었어요. 그럼에도 하루만 더 시간이 있었다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아쉬웠던 것 같아요. 제 연기가 마음에 안 든다고 해서 시간 낭비하면서 다시 찍을 순 없었거든요. 그러면서 연기가 어렵지만 정말 재밌다는 걸 느꼈어요. 아, 이제 시작이구나…, 고비고비마다 절 굉장히 단단하게 만든 산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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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곽혜미 기자 |
그 중에서도 단연 최고는 팀워크란다. 21년 배우 생활 중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만나본 적 없다고 입에 침이 마를 정도로 칭찬했다.
“어쩌면 드라마를 찍는 동안엔 우리 가족들에게 쏟은 애정보다 ‘황홀한 이웃’ 팀에게 쏟은 마음이 더 클 거예요.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냈고, 사랑했던 사람들이니까요. 연기가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윤희석, 박탐희, 서도영 등 우리 4명이 똘똘 뭉쳐서 서로 격려했다니까요. 신경전? 아이고, 그런 건 전혀 없었어요!”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