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예능과 드라마의 만남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KBS2 ‘프로듀사’는 많은 배우를 남겼다. 시청률을 이끌던 배우의 위엄을 재차 입증하는가 하면, 오랜 연기 생활에 밝은 빛을 비추는 효자 노릇을 해냈다.
데뷔 10년차 배우 최권은 후자에 해당한다. 개성 있고 안정적인 연기력을 갖추고 있지만 이렇게 많은 이들의 관심을 한 번에 받고 자신의 얼굴을 제대로 알린 건 ‘프로듀사’를 통해 첫 경험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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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영구 기자 |
그는 극 중 아이유의 매니저 역을 맡아 신스틸러로서 맹활약을 펼쳤다. 때로는 눈치 없는 매니저로 웃음을, 때로는 위기에 처한 신디를 진심으로 걱정하며 감동을 선사했고, 귀여운 허세가 담긴 모습은 극의 재미를 높였다.
“막상 촬영이 다 끝나니 시원섭섭하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이긴 하지만 시원섭섭하다. 처음 대본을 받아 읽었을 때 간지러운 부분을 긁어주는 느낌을 받았다. 독특하고 재밌었다. 페이크다큐 형식이 우리나라에도 드디어 나오는구나 라는 생각을 가졌던 것 같다. 그래서 기대와 설렘도 있었다.”
1년 정도 공백기를 가졌던 최권은 ‘프로듀사’가 공백 이후 맡은 첫 작품이었다. 아무래도 오랜만에 연기를 선보이는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에 두근거림은 두 배였고, 기대감도 컸었다. 신디 매니저로 활약하게 된 그는 캐릭터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어떤 역할을 맡았을 때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연기를 해야 한다는 신념이 있었기에 더욱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그려갔고, 그렇게 해서 최권만의 매력 넘치는 캐릭터가 탄생하게 됐다.
“(캐릭터를 구축해가며) 슈퍼 을에 대해 생각을 했다. 지나다니다 보면 을의 인생을 사는 사람이 많다. 그걸 느끼고 공감하고자 했다. 주위 사람들을 많이 관찰했다. 매니저란 직업은 어떤 걸까도 생각했다. 9~10년간 있던 사무실 매니저들, 힘들었던 모습, 좋았던 것 보다 땀냄새나 오감을 느끼려고 노력했다. 그 다음에는 페이크다큐 영국 드라마, 미국 드라마 보면서 현실성 있게 리얼하게 캐릭터에 접근했고 참고도 했다.“
최권은 촬영장에 가는 게 기쁘고 신이 났었다. 직접 보고 듣고 배울 수 있는 현장이었고, 좋은 배우와 스태프로 넘쳐나는 현장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그는 차태현과 아이유를 언급하며 ‘프로듀사’를 촬영하며 쌓은 추억을 회상해갔다.
“첫 촬영은 차태현 선배와 붙는 장면이었다. 그때 엄청 긴장했었는데 차태현 선배가 편안하게 대해줬다. 모니터 칭찬도 많이 해줬다. 다들 너무 좋았다. 그래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아이유와의 첫 촬영 때도 떨렸던 것 같다. 심장이 두근두근 거렸다. 다들 아이유 실제로 봐도 예쁘냐고들 많이 물었다. 아이유가 먼저 ‘선배님’이라 불러주고 ‘잘 부탁드린다’고 말해줘서 고마웠다. 촬영장 가는 게 기뻤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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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영구 기자 |
최권은 화기애애함이 가득했던 ‘프로듀사’ 촬영장 분위기메이커로 김수현을 꼽았다. 그가 말한 ‘배우 김수현’은 항상 파이팅이 넘쳤고, 어떤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에너지 가득한 친구였다.
“김수현과 ‘김치 치즈 스마일’ 때 처음 인연을 맺었다. 저 나이 대 저런 연기를 하는 게 우리 나라에 없다고 본다. 나이가 어리지만 배울 점이 많다. ‘김치 치즈 스마일’ 때부터 잘될 줄 알았다. 촬영장 분위기 메이커는 김수현과 아이유다. 아이유가 조용한 편이긴 한데, 아이유는 가만히 있어도 제작진들이 웃음을 잃지 않았다. 청량음료보다 더한 활력소가 아닌가 싶다. 김수현의 경우 항상 파이팅이 넘친다. 먼저 분위기를 업 시켜주기도 한다. 그럴 걸 보면 괜히 거기까지 올라 갈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다. 다 이유가 있다.”
브라운관 속 허당 매력에 장난기 많았던 최권의 모습과 달리 실제로 만난 최권은 수줍음 많고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의 소유자였다. ‘프로듀사’로 대중에게 자신을 확실하게 각인 시킨 점에 대해서도 그저 부끄러울 뿐이라며 행복한 미소를 연신 머금었다.
“이전엔 다들 나에 대해 긴가 민가 하는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어, 신디!’라고 하면서 제대로 알아봐준다. 많이들 알아봐주는 게 부끄럽고 어쩔 줄 모르겠다. 그저 감사하고, 많이들 ‘프로듀사’를 봐주었고, 공감도 해주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그의 긴 연기 생활의 빛을 바래준 만큼 최권은 ‘프로듀사’에 대한 애착도 많았고 고마움도 많았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끔 해야 하는 게 원칙이라고 생각했던 그는 자신의 연기를 본 사람들이 ‘최권’이라는 이름 두 글자를 검색하게 만들었고, 공감까지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해내 더욱 기분이 좋다고 전했다.
“시즌2가 제작된다면, 다시 한 번 아이유를 볼 수 있다면 꼭 하겠다.(웃음) 신디 매니저는 좋은 놈이다. 한 사람을 꾸준히 보필하는 게 대단하다. 멋있는 남자다. 앞으로 어떤 배역보다 좋은 작품을 만나고 싶다. 어떤 역할이든 뭐든 할 자신이 있다. ‘프로듀사’ 같이 좋은 작품을 만나고 싶다. 영화든, 드라마든 빨리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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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영구 기자 |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