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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되면 진짜 '전대미문'이라 할 만 하다. KBS 2TV '나를 돌아봐'가 방송 한 달이 채 되기 전에 쓰리 펀치를 맞았다. 그것도 출연자들로 인한 내홍이다. 혹자는 이를 두고 '가관'이라 한다.
19일 배우 최민수가 '나를 돌아봐' 촬영 도중 외주제작사 PD의 턱을 주먹으로 가격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른바 '최민수 PD 폭행 사건'이다. PD와 오해를 풀고 양측이 원만히 화해함으로써 사건은 만 하루만에 종결됐지만 뒷맛은 전혀 개운치 않다.
제작진에 따르면 당시 최민수와 PD는 촬영 컨셉을 상의하던 도중 약간의 실랑이를 벌였다. "오전 일찍부터 여러 장소를 이동하며 진행된 촬영으로 피곤이 누적된 상태에서 의견을 맞춰가는 중 최민수씨와 PD가 감정이 격해져 감정싸움으로 번졌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최민수가 PD에게 가벼운 신체 접촉을 했고, 이후 PD는 병원으로 이동 후 검사를 받았으나 큰 이상은 없어 바로 귀가 조치 후 안정을 취했다. 이후 최민수는 PD를 찾아가 진심어린 사과를 건넸고, 둘은 오해를 풀고 원만히 화해했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최민수가 PD와 화해함으로써 폭행 사건 역시 일단락된 분위기다. 이로써 제작진 폭행으로 자칫 불명예 하차할 번 했던 최민수는 기사회생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현재 '최민수 하차', 나아가 '프로그램 폐지'를 주장하는 여론이 상당하다.
그도 그럴 것이, '나를 돌아봐'를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나를 돌아봐'는 지난 7월 제작발표회 당일 조영남과 김수미가 티격태격한 끝에 조영남의 돌연 하차 선언 및 행사장 이탈이라는 초유의 상황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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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화해 무드가 조성됐고 결국 김수미도 다시 '나를 돌아봐'에 복귀하기로 결정하며 사건은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불과 보름도 지나지 않아 주인공만 바꿔 또 다시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제작진은 앞선 두 사례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논란을 일으킨 것에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제작과정에 더욱 신중을 가하고 좋은 방송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공식입장을 내놨다.
제작진 입장에선 물론 의도치 않은 논란일 것이다. 하지만 '노이즈 마케팅'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당장 21일 방송분에서 최민수의 사과 방송이 전파를 탈 전망이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장난하냐"는 반응이다. 초반 '나를 돌아봐'를 둘러싼 사건을 흥미롭게 바라보던 대중도 이젠 시큰둥을 넘어 짜증이 섞인 눈치다.
조영남, 김수미는 물론, 이번 최민수 건도 핵심은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콘트롤하지 못한 데 있다. 그는 가장 근거리에서 형님(조영남), 누님(김수미)의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바가 없었던 걸까 혹은 자신이 '주체'가 되는 사건이 있어야만 자아성찰을 할 수 있는걸까. '나를 돌아봐'라는 프로그램 타이틀이 무색하다.
이쯤 되면 대중이 이들을 '사고뭉치'라며 애교 수준으로 봐주기엔 수인 한도에 거의 다다른 듯 하다. 이미 위태로운 '나를 돌아봐'를 둘러싼 노이즈, 더 이상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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