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더 지니어스 시리즈’의 왕중왕전이 드디어 막을 내렸다. 승리의 주인공은 바로 장동민이었다.
지난 12일 오후 방송된 tvN ‘더 지니어스: 그랜드 파이널’(이하 ‘더 지니어스 4’)에서는 톱2로 남은 김경훈과 장동민이 최후의 대결을 펼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김경훈과 장동민의 경기를 보기 위해 ‘더 지니어스4’의 탈락자인 김경란과 김유현, 오현민, 유정현, 이상민, 이준석, 임요환, 임윤선, 최연승, 최정문, 홍진호가 회장에 나타났다. 이상민을 포함한 6명은 김경훈에게 아이템을, 홍진호 등의 5명은 장동민에게 아이템을 선사했다. 장동민과 긴밀한 관계였던 오현민이 아이템을 김경훈에 준 것이 의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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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더 지니어스4 방송 캡처 |
첫 게임은 숫자 장기로 시작했다. 장동민은 빠른 공격으로 승기를 잡았고, 아이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승기를 끝까지 이어갔다. 김경훈은 첫 판을 빼앗기자 당황했다. 하지만 ‘캉슬레이어’라는 별명답게 흔들리지 않고 두 번째 게임을 준비했다.
두 번째 게임은 미스터리 사인이었다. 숫자 사이에 어떤 규칙이 있는지 알아내는 게임으로, 김경훈은 첫 라운드에서 금방 승리해 기선을 제압했다. 장동민은 김경훈에 유리한 게임의 특성을 파악하고 일부러 어려운 숫자를 제시하며 시간을 꺼냈고 2라운드에서는 다시 자신이 승기를 잡으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김경훈은 위기감을 느끼고 억대의 긴 숫자를 내기도 했으나 장동민은 당황하지 않고 이 사이에 존재하는 규칙을 또 다시 알아내고 득점했다. 장동민은 적재적소에 아이템을 활용해 점수 차이를 벌려갔고, 김경훈은 마인드컨트롤에 실패해 계속 실수를 저질렀다. 결과는 장동민의 압승이었다.
김경훈은 시작 전 “시즌1, 2의 우승자를 떨어뜨렸으니 이제 시즌3의 우승자를 떨어뜨리고 새 역사를 쓰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하지만 노련함을 갖춘 장동민을 쓰러뜨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동안 각종 고난을 이겨내며 결국 톱2까지 진입했던 김경훈은 모든 것을 쏟아냈기에 후회 없는 표정이었다.
‘더 지니어스4’는 역대 시즌의 실력자들이 모두 모여 플레이를 펼친다는 점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참여한 사람들 모두 하나같이 유수의 ‘스펙’을 자랑했다. 서울대, 카이스트 재학생들부터 한의사, 정치인까지 직업군도 다양했다. 장동민은 ‘스펙’ 면으로 봤을 때에는 가장 보잘 것 없었으나 결국 이번 시즌도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의 승리는 뜻 깊었다. 많은 이들이 ‘스펙파괴자’라는 별명으로 장동민을 불렀다. 하지만 지난 시즌3 우승 당시 진행된 인터뷰에서 장동민은 “좋은 학생이 있을 뿐, 좋은 학교는 없다”며 “그런 기준은 우리 마음속의 자격지심을 뿐이며, 본인의 색깔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스로의 말을 왕중왕들이 모인 자리에서 또 다시 입증해낸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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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CJ E&M |
‘더 지니어스’ 또한 단순한 ‘머리싸움’에 국한되지 않는다. ‘더 지니어스’는 배신과 술수 등 모든 것이 허용되는 ‘욕망의 세계’다. ‘더 지니어스’는 극한의 게임을 통해 플레이어들의 욕망을 끄집어내는 한편, 어떤 일이 발생되어도 이를 방임한다. 자신의 생존이 걸려있는 그 순간, 플레이어들은 배신을 하고, 거짓말을 하며 결국 욕망을 선택한다.
하지만 ‘더 지니어스’는 늘 마지막 톱2 대결에서 그동안 게임에 참여했던 플레이어들을 다시 등장시킨다. 그들에게 톱2 중 한 명만 골라 아이템을 줘야 하는 상황을 만든다. 결정적인 순간, 권모술수로 생존을 이어간 사람은 결국 승리에 유리한 아이템을 받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런 제도들을 통해 ‘더 지니어스’는 인간관계, 욕망과 규범, 성공과 실패의 기준에 대한 질문을 시청자에 끊임없이 던진다. 장동민이 결국 ‘더 지니어스’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오지랖이라고 사람들이 손가락질했던 나의 삶의 방식이 옳다”고 믿는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었다.
꼭 장동민의 방식이 옳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시청자들에 ‘페어플레이’만으로도 우승할 수 있으며, 사람을 얻고, ‘추악한 성공’이 아닌 ‘떳떳한 성공’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렇듯 심리게임 사이에서 많은 생각을 던져주는 ‘더 지니어스’ 시리즈가 다음 시즌도 이어갈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