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어게인 인기가요 베스트 50’(이하 ‘어게인’)이 막을 내린 가운데, ‘어게인’이 명절 특집 포맷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4일 오후 방송된 MBC ‘어게인’에서는 1995년과 1996년에 활발하게 활동했던 가수들을 한자리에 모아 추억의 무대를 펼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진행자로 나선 정형돈과 김성주, 씨스타 소유는 과거 MBC에서 방영하던 가요 프로그램들과 현재의 ‘어게인’ 무대를 교차 편집하며 ‘추억 여행’의 느낌을 물씬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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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어게인 방송 캡처 |
90년대 스타들은 정형돈의 ‘5대천왕’과 김성주의 ‘5대가왕’ 팀으로 나뉘어 무대에 올랐다. DJ DOC와 김원준, 김정민 등 각종 예능프로그램이나 콘서트에서 볼 수 있는 스타들도 있었지만 R.ef의 박철우나 육각수, 영턱스클럽과 같은 좀처럼 TV에서 볼 수 없었던 인사들도 총출동했다.
이날 영턱스클럽은 오랜만에 무대에 올라 전 멤버가 눈물을 흘리며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고, 주주클럽도 “이렇게 노래부르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김정민과 김원준은 15년 전 의상을 그대로 입고 와 박수를 받았다. 이외에도 박미경, 클론이 히트송을 불러 관객들을 열광케 했다.
이처럼 다양한 추억의 스타들이 무대에 오르는 모습은 그 자체로도 가슴을 울렸다. 특히 간만에 무대에 올라 감동을 감추지 못하는 스타들의 눈물이나 “변한 가요계가 무섭다”며 지나간 세월을 실감하는 이들의 고민은 시청자들에 많은 생각을 안겼다.
물론 ‘어게인’의 구성은 촌스럽고 매끄럽지 못했다. 김성주와 정형돈이 “나왔나요”라는 대사로 한참을 티격태격하는 장면들은 그 촌스러움을 더욱 부각시켰다. 하지만 과거 스타들의 무대만으로도 이런 단점들이 모두 날아가게 됐다. ‘어게인’의 목적 자체가 시청자들의 ‘추억여행’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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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어게인 방송 캡처 |
‘어게인’은 지난 6월 파일럿으로 한 차례 방송된 포맷이다. 당시 드라마 ‘왕초’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여 촬영 당시의 비하인드와 그 때의 반응들, 이후 달라진 인생과 근황 등을 주제로 토크를 이어갔다.
이번 추석의 ‘어게인’은 그 때의 토크 프로그램과 전혀 다른 콘서트 형식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어게인’이라는 이름 아래에 다양한 포맷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은 프로그램만의 장점이었다. 드라마, 가요, 영화할 것 없이 ‘추억’을 자극하는 요소라면 모든 장르를 아우를 수 있다는 것이다.
다양성을 내포하는 포맷은 명절용 프로그램으로는 적합하다. 특히 ‘추억’을 기반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여러 시청층을 공략할 수 있으며 시청자들이 함께 과거를 추억할 수 있는 어떤 장르든 다룰 수 있기 때문에 소재가 떨어질 일은 없다. 레귤러 프로그램으로는 기획 자체가 큰 프로그램이지만 짧은 이벤트성 프로그램으로는 화제면으로도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정형돈은 ‘어게인’의 막이 내리는 시점에서 “우리는 꼭 다시 돌아온다”고 외쳤다. ‘어게인’이 명절 특집 프로그램으로 지속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인 셈이다. MBC 단골 명절 특집인 ‘아육대’가 가진 특정 시청층만 아우를 수 있다는 한계를 충분히 보완해줄 수 있는 ‘어게인’이 과연 명절 단골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