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역시 옛말은 틀린 게 없었다. 과유불급, SBS 수목드라마 ‘용팔이’를 두고 한 말이었다.
2일 오후 방송된 ‘용팔이’ 마지막회에서는 간암 2기를 선고받은 여진(김태희 분)이 태현(주원 분)의 도움으로 새 삶을 살고 사랑도 이루는 해피엔딩이 그려졌다.
여진과 태현의 행복한 결말은 이미 예상됐던 바였다. 복수를 꿈꾸는 한 여자와 그를 사랑하게 된 영악한 남자가 속적인 생각을 모두 버리고 순수한 사랑에 골인한다는 전개는 수백년 전부터 이어져온 전형적인 로맨스 플롯이었다.
다만 연장을 선택해 느슨해진 전개를 얼마나 타이트하게 마무리하는가가 마지막회의 관건이었다. 게다가 앞서 17회에서 뜬금없이 여진의 간암 투병기가 이어져 무리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있던 터였다. 연장이 독이 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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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SBS |
그러나 안타깝게도 ‘용팔이’는 허둥지둥 엔딩으로 향한 급전개를 택했다. 여집사(박현숙 분)의 간 이식으로 여진은 살아났고, 태현의 수술로 새 삶을 갖게 됐다. 뻔한 스토리였다.
그동안 ‘용팔이’는 스피디한 전개와 풍성한 이야기거리로 방송 초반 시청률 20%대를 돌파하며 올 상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떠올랐다. 상반기 평일 미니시리즈 시청률 기록들을 갈아치우며 ‘별에서 온 그대’ 이후로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는게 아니냐는 기분 좋은 추측들도 쏟아졌다.
기세등등한 앞길엔 암초들이 쏟아졌다. 표절, PPL 논란 등이 ‘용팔이’의 발목을 잡았다. 우려됐던 김태희의 연기력은 일취월장했지만, 속물의사 태현의 활약상으로 재미를 줬던 내용이 태현과 여진의 로맨스로 방향이 틀어지면서 시청률도 동반하락했다. 여기에 인기를 의식한 2회 연장 결정이 악수가 됐다.
‘용팔이’에게 연장이 없었더라면 지금보다 더욱 괜찮은 웰메이드 드라마로 남지 않았을까. 무리한 욕심이 작품성을 떨어뜨린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