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도시 이야기', '몬스터 헌트', '화려한 샐러리맨' 3편 들고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참석
"벌써 5번째, 이제 뭘 해야 하는지 말 안 해도 알아…익숙한 집에 온 것 같아요"
김태용 신작 단편에 OST 참여 내조 "작품은 조금 더 기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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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이 단편 '그녀의 전설'에 '꿈속의 사랑'을 엔딩곡으로 결정하고 난 뒤 집에 간 적이 있어요. 감독님 어머님도 같이 있었을 때였는데, 그 노래를 들려 드렸죠. 노래를 듣던 어머님이 김 감독님에게 '몰랐니? 내가 너 어렸을 때 많이 불러준 노래였어'라고 하시더라고요. 감독님이 인터넷을 통해 이 노래를 찾아봤고 중국 원곡인 걸 알게 됐죠. 감독님이 '어쩐지 많이 익숙하더라. 내가 그래서 중국 와이프를 얻었구나'라고 했어요. 그런 뒤 중국노래니 제게 '당신이 불러주세요'라고 했고, 더 재미있는 건 제가 한국어로 불렀다는 것이죠.(웃음)"
이제 한국에 더 친근한 중화권 배우 탕웨이가 3일 오후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 1층 회의실에서 한국 매체들과 만나 김태용 감독과 자신이 결혼할 운명(?)일 수밖에 없던 일화를 이같이 전해 눈길을 끌었다.
'몬스터 헌트'와 '세 도시 이야기', '화려한 샐러리맨'을 들고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탕웨이는 연일 화제다. 김 감독과 포장마차촌 데이트를 즐긴 것과 중화권 행사에 불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심이 집중됐다. 단편 쇼케이스 부문에서 상영되는 김태용 감독의 '그녀의 전설'에 탕웨이가 부른 '꿈속의 사랑'이 삽입된 것도 관심을 받았다. 중국에서 불린 이 노래는 국내에서 1955년 가수 현인을 시작으로 이미자, 심수봉, 남진, 윤복희, 김수희, 이광조, 우쿨렐레 피크닉 등 다양한 장르의 가수들이 이 곡을 리메이크해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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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번 노래를 연습하면서 선생님으로부터 가사와 내용을 하나하나 배우며 제대로 한국어 공부를 했다. 또 한국문화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됐다"며 "감독님도 내 발음을 듣더니 늘었다고 하시더라"고 좋아했다. 물론 "'만추'라는 작업을 해서 아는데 감독님이 그렇게 좋은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상대를 더 노력하고 공부하게 하려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감독님은 사람이 능력을 잘 발휘하게 이끌어주는 역할을 잘하시는 분이다. 같이 작업해본 분이라면 모두 그렇게 느낄 것"이라고 남편을 추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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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5번째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한 탕웨이. 그는 "이제 부산에 익숙해져서 어디에서 차를 타고 내리면, 얼마를 더 걸어가야 하는지 안다. 또 무대에 오르면 어떤 바다가 있고, 어떤 햇볕이 나를 내려다보고, 관객들은 어디에 앉아있는지도 안다. 어느 방향으로 몸을 움직여야 하는지도 나의 다음 일정이 뭔지 익숙해졌다. 익숙한 집에 왔다
"얼마 전 추석이었잖아요? 추석에 시댁 식구들이 모두 부산에 모여준 것 같아요. 가족들에게 저는 영화라는 선물을 갖고 왔죠. 많이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웃음)"
jeigun@mk.co.kr/사진 유용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