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주연 기자] 악마의 편집에서 이른바 피해자가 된 이들은 화제성과 논란 등 온갖 가십거리의 주인공이 된다. 제작진의 제물이라 옹호를 받기도 하고, 출연자 스스로가 자초한 일이라고 비난을 받기도 한다. 이들은 어쨌든 논란이 진화될 때까지 대중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시련을 견뎌야 한다.
그렇다면 누가 이들을 악마의 편집의 피해자로 내몰고 있는 걸까. 관련해 방송 관계자들은 다양한 입장을 내놓았다. 악마의 편집이 뿌리 깊게 자리 잡기까지, 하나의 이유를 꼽을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적인 의견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상파 PD는 시청률의 구조적인 문제를 원인으로 지적했다. 잘 팔리는 상품을 위해 불가피하게도 악마의 편집의 희생자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해당 논란이 프로그램의 본질을 흐린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한 화제성 확보는 가능하다는 말이다. 그러면서도 “무자비한 편집이 용납돼서는 안 된다. 프로그램의 맥락을 깨뜨리지 않는 선에서 활용해야 프로그램에도 득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언프리티 랩스타’나 ‘쇼 미 더 머니’ 시리즈로 악마의 편집 시초가 됐던 케이블 방송국 Mnet의 한동철 국장은 논란을 위한 논란을 부추기는 언론이나 전후 사정 따지지 않고 ‘악마의 편집’이라는 단어 자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일부 여론을 꼬집었다. 한 국장은 “방송 60~70분 편성 중에 논란이라고 될 만한 것은 고작 몇 분 남짓이다. 전체를 보지 않고 그 장면만을 문제 삼거나 악마의 편집이라는 말로 논란을 부추기는 것은 제작진의 입장에서 힘 빠지는 일”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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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N스타DB |
한 케이블방송 관계자는 유독 오디션이나 경연 프로그램에서 악마의 편집 논란이 불거진다는 점을 언급하며 장르와의 연관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극단적으로 연출되는 부분이 상당하지만, ‘쇼 미 더 머니’나 ‘언프리티 랩스타’ 같은 경우에는 장르적인 특색 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무명 아티스트나 일반인들이 출연하는 마이너 장르기 때문에 1차적인 관심을 끌기 위해서 편집이 과도해지거나 과열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렇듯 악마의 편집을 야기하는 요소들은 다양하다. 단 하나를 선택해 전적인 책임이나 잘못을 물을 수 없으나, 시청자 확보를 위한 프로그램 간의 과열된 시청률, 화제성 싸움과 편집의 꼼수로 이름값을 높이려는 일부 제작진들 모두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방송이라는 이름과 명분으로, 여전히 많은 출연자들은 논란 속에서 멍들고 있다.
박주연 기자 blindz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