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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태임이 ’말’로 낳은 구설을 딛고 활동을 재개했다. 드라마 ’유일랍미’를 통해서인데, 개운하지 못한 컴백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태임은 지난 3월 MBC 종영 예능 프로그램 ’띠동갑내기 과외하기’ 녹화 중 예원에게 욕설을 하고 촬영장을 이탈한 사실이 알려지며 이른바 ’욕설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이태임과 예원 측의 해명과 사과가 마치 시소 게임하듯 이어지다 결국 예원의 초반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나면서 전세가 이태임 쪽으로 기울었고 약 8개월이 지난 현 시점, 이태임은 컴백했고 예원은 여전히 잠행 중이다.
근 반년 여의 자숙 기간을 거쳐 서서히 외부에 모습을 드러낸 이태임은 과거 자신의 행동에 대해 잘못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사과했다. 이후 케이블 드라마를 통해 본격적으로 연기 활동을 재개한 그는 방송에 앞선 제작발표회에서 "많은 것을 내려놨다"고 지난 시간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그의 말대로 "많은 것을 내려놓았다" 하지만 그 행보는 다소 의외다. 무엇보다 내달 7일 방송되는 tvN ’SNL코리아’에 호스트로 출연해 ’셀프디스’를 하겠다는 선언은 한편으론 놀랍기까지 하다.
29일 전파를 탄 드라마H ’유일랍미’ 첫 방송에서는 이태임이 자신이 했던 과거 문제의 발언을 대사로 표현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상사가 후배 여직원에게 성희롱 발언을 하는 것을 목격한 지호(이태임 분)가 상사와 언쟁을 벌이다 "어디다 대고 반말이냐"라고 한 것.
’희대의 명대사’로 회자되는 해당 대사는 물론, 앞서 수 차례 여러 프로그램에서 패러디된 바 있다. 당사자인 이태임의 이번 대사로 어쩌면 방점을 찍었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문장’이 드라마 스토리 안에서 작가가 의도적으로 녹여낸 대사로 표현되는 것과, ’SNL코리아’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태임이 직접 발언을 하는 것은 ’느낌적으로’ 다른 느낌이다.
방송 메카니즘 속에서 오직 화제성만을 위해 이 같은 설정이 꾸준히 내놓아지는 것이라면 씁쓸한 상업방송의 단면이라 할 수 있겠지만, 명백히 선택권이 있는 이태임이 굳이 셀프디스를 적극적으로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다시 문제의 시점으로 돌아가보면, 동영상을 통해 공개된 당시 상황은 일방의 잘잘못으로 단정지을 순 없지만 분명한 건, 이태임의 욕설과 촬영장 이탈이 용납될 수 있는 전개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예원이 거짓 해명으로 뭇매를 맞고 아직까지 대중 앞에 서고 있지 못한 상황이지만 이태임의 일련의 행보에 대해 ’피해자 코스프레’라며 비아냥거리는 반응이 적지 않은 이유는 분명하다.
’잘한 건 없다’는 게 아닌, ’크게 잘못한 건 맞다’는 게 현실적인 분석이다. 아직 이 논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에서 보여주고 있는 잇딴 셀프디스 행보가 과연 이태임에게 득이 될 지, 독이 될 지 의문이다.
’SNL코리아’가 이태임을 어떻게 ’요리’할 지, 또 이태임이 어떻게 ’SNL코리아’를 ’활용’할 지 방송 전까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단 한 번의 예능 출연이 가지고 올 파장을 생각하면, 현재로선 본업인 연기에 집중하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한 해가 저물어가는 시점, 이태임이 탑승했던 ’2015년판 롤러코스터’의 종착점은 과연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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