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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사’보다 잘 될리 없다”던 신원호 PD의 말은 괜한 겸손과 우려였던 듯 싶다. 살짝 촌스럽긴 하지만, 따뜻한 인심이 살아있던 당시의 이야기가 안방극장을 제대로 관통했다.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은 2015년판 ‘한 지붕 세 가족’으로, 1988년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 사는 다섯 가족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전작 시리즈 ‘응칠’과 ‘응사’가 워낙에 잘된 탓일까, ‘응팔’은 방송 전부터 각종 사이트에서 이름이 오르내리며 화제가 됐다. ‘믿고 보는 응답 시리즈’라며 기대하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 벌써 세 번째 시리즈인 만큼 잘 안될 거라는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
후광 효과 덕분이었을까, 첫 방송은 무려 6.7%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2회에서는 보기 좋게 7.4%의 성적을 얻으면서 상승세를 탔고, ‘응팔’에 대한 우려를 화끈하게 씻어냈다.
‘응팔’은 ‘응칠’과 ‘응사’의 맥락을 이어가면서도, 80년대 본연의 아이덴티티를 잃지 않으며 당시를 실감나게 담아냈다. 88서울 올림픽 에피소드나 삐삐-휴대폰조차 없던 아날로그적 삶, 연탄가스나 시끄럽게 뛰어노는 동네 골목 아이들 등 지금은 까맣게 잊고 살았던 모습들을 재현하며 3040세대의 향수를 자극한 것. 좀더 어린 1020세대 또한 “공감은 못 할지라도 당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보는 재미있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많은 이들의 관심사였던 여주인공 혜리의 연기도 합격점이다. 그는 촌스러운 똑단발에 화장끼 없는 까무잡잡한 얼굴, 여기에 자연스러운 연기력까지 더해 성덕선 역으로 완벽 빙의했다. 특히 언니와 남동생 사이에 낀 둘째의 억울함을 표출한 ‘폭풍 눈물’ 씬은 많은 이들의 공감과 함께 칭찬을 이끌어냈다. 언니와 하루도 조용할 날 없이 투닥대는 억센 캐릭터지만, 알고 보면 여린 덕선에게 애정이 가는 이유는 혜리의 열연이 통한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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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부분도 분명 존재하지만 막장 드라마가 판을 치는 지금, 잔잔하고 따뜻한 재미를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