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주연 기자] ‘청춘 익스프레스’가 3부작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시트콤과 리얼리티의 만남이라는 독특한 포맷과 타인의 이삿짐을 날라준다는 이색적인 구성으로 첫 발을 내딛었던 KBS2 예능프로그램 ‘청춘 익스프레스’가 여운을 남기며 종영했다. 그동안 각자 다른 사연을 가진 총 6명의 의뢰인을 만난 ‘청춘 익스프레스’는 물건에 담긴 소중함을 일깨우며 시청자들에게 의미 있는 시간을 선사했다.
지난 14일 방송된 ‘청춘 익스프레스’에서도 2명의 의뢰인이 그들의 도움을 구했다. 첫 번째로는 4살 때 가정 폭력으로 보육원에게 오게 된 정미선 씨가 지난 2년간의 자립홈 기간을 무사히 마치고 사회에 나가 처음으로 갖게 되는 자신의 집 이사를 맡기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윤다훈, 수빈, 성규를 만난 정 씨는 사진 한 장에 담겼던 과거의 인연을 떠올리며 서로 반가워했다. 특히 비슷한 또래의 딸을 가진 윤다훈은 정 씨의 도전을 응원하면서 안타까워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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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KBS 청춘익스프레스 캡쳐 |
두 번째로는 댐이 건설되며 수몰되는 영주 금감마을의 주민인 이후남 할머니가 사연이었다. 주민들이 이곳에 터전을 잡고 산지는 어언 400년. 멤버들은 수몰지역 마을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추억이 담긴 물건을 살폈다. 재봉틀, 단지, 방자그릇 등 그간의 추억이 켜켜이 쌓인 물건들이었다. 특히 김뢰하는 할머니가 손수 준비한 자신의 수의와 인생을 살면서 적은 기행문을 읽으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무사히 이사를 마친 뒤에는 ‘청춘 익스프레스’의 수장이었던 신구의 내래이션을 통해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우리는 추억의 물건을 통해 새로운 힘을 얻고 또 다른 추억을 만들게 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멤버들이 의뢰인의 물건들을 모아 소원을 이루고자 했던 신구는 ‘비밀의 문’앞에 또 한 번 서게 되지만 결국 소원은 빌지 않았다. 소원보다 더 값진, 한 사람의 역사를 담은 추억을 선택한 것이다.
‘청춘 익스프레스’는 이삿집을 나르면서 텅빈 집안에 고스란히 담긴 사연을 발판 삼아 또 다른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희망에 대해 조명했고 집안 한켠에 먼지를 뒤집어쓴 채 묵혀 있는 물건과 그 물건이 가지고 있는 추억의 힘을 주목했다. 누군가에게는 잊고 싶지 않은 추억이자, 누군가에게는 떨쳐내고 싶은 기억이지만 결국엔 나를 만들어낸 소중한 시간들에 대한 이야기고, 이는 시청자들의 공감과 울림을 선사했다.
비록 3부작으로 아쉽게 종영하지만, 그들이 만났던 6명의 의뢰인 이야기와 ‘이사’라는 무궁무진한 사연을 담은 소재는 시청자들에게 회자될 것이다.
박주연 기자 blindz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