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드라마 22회 방송분 중 결방 처리만 4번이다. 아무리 한자리수 시청률이라지만 이건 거의 ‘찬밥 신세’나 다름없다. 게다가 무성의한 결방 공지가 팬심마저 뿔나게 했다. 입소문만으로 잔잔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SBS 주말드라마 ‘애인있어요’의 얘기다.
15일 오후 방송이 예정됐던 ‘애인있어요’는 2015 프리미어12 예선 5차전 대한민국 대 미국 경기가 연장전까지 이어지면서 결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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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SBS 제공 |
문제는 결방 공지에 대한 태도였다. 애초 SBS는 ‘그것이 알고 싶다’ 결방을 확정하면서까지 ‘애인있어요’를 방송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팬들 역시 방송 시각이 지연되더라도 ‘본방사수’하겠다는 댓글로 애정을 표현했다.
그러나 경기 도중 한국과 미국이 팽팽하게 맞서며 연장전으로 넘어가자 SBS는 오후 10시가 넘어서야 결방 확정을 드라마 공식홈페이지 게시판에 공지했다. 일요일 밤이지만 잠도 미뤄가며 방송을 기다린 팬들의 원성이 빗발친 건 당연한 일이었다.
결방을 공지한 기사에 1만3000여개에 달하는 댓글이 달리는 이례적인 일도 발생했다. SBS의 무성의한 태도에 분통을 터뜨리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또한 경쟁작 MBC ‘내딸 금사월’의 파워를 이겨내고 모처럼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한 ‘애인있어요’의 앞으로 행보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들의 말처럼 ‘애인있어요’는 배우들의 호연, 작가의 필력, 섬세한 연출 등에 힘입어 서서히 시청률이 오르고 있었다. 입소문만으로도 드라마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제작진이나 골수팬들에게 매우 고무적인 일이었다.
또한 결방 처리된 23회분은 극 중 도해강(김현주 분)의 기억이 돌아오면서 최진언(지진희 분)과 관계에 결정적 변화가 일어나는 에피소드라 팬들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기다린 순간이었다. 극 후반 시청률 행보를 가늠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회차였기에 결방은 맥을 끊는 것과 다름없었다.
‘애인있어요’의 앞길을 오히려 방송사가 막은 꼴이 됐다. 잦은 결방 결정이 오히려 독이 된 것. 팬 중에는 여름날 소나기보다 더 오락가락한 편성 때문에 본방송을 보는 대신 차라리 다시보기로 몰아보겠다는 이들도 나타났다. 드라마 홍보에 더 기운을 북돋지 못할망정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긴 셈이다.
이제 반환점을 앞두고 있는 ‘애인있어요’는 더 이상 ‘결방의 늪’에 발목을 잡히지 않고 승승장구할 수 있을까. 두고 볼 일이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