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에브리원 새 드라마 ‘상상고양이’가 포문을 열었다. 하지만 ‘캐스팅 논란’에 시달렸던 조혜정의 ‘첫 술’은 배부르기엔 아직 한참 멀어보였다.
지난 24일 오후 첫 방송된 ‘상상고양이’에서는 웹툰 작가를 꿈꾸는 현종현(유승호 분)이 고양이를 사랑하는 오나우(조혜정 분)를 만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현종현은 실력은 좋지만 대중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웹툰 작가였다. 아직 웹툰의 길도, 아르바이트도 고되기만 했지만 그에겐 고양이 복길이(한예리 목소리 분)가 있었다. 그는 7년째 키우고 있는 복길이에 자신의 하루를 말해주거나 힘든 일을 하소연을 하면서 위로를 받았다. 그런 현종현에게 복길이는 가족이가 친구이자 연인과도 같은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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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상상고양이 방송 캡처 |
현종현과 오나우의 만남은 악연과도 같았다. 현종현은 오나우가 자신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서점의 책을 훔치는 범인이라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현종현은 길가에서 길고양이들에 밥을 주는 오나우의 모습도 아니꼽게만 느껴졌다. 그는 “고양이의 자생력 잃게 만든다. 끝까지 책임지지 않을 거면 그만 둬라”고 말하는 등 오나우에 시종일관 차가웠다.
하지만 이내 현종현은 오나우가 책을 훔치는 범인이 아니라는 것과 누구보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는 그에게 사과를 했다. 그 과정에서 현종현과 오나우는 고양이를 사랑한다는 공통점 아래 서로에게 호감을 느껴 앞으로의 로맨스를 예고했다.
‘상상고양이’의 소재는 매우 신선했다. 유승호가 최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동물에 대한 시각과 인식을 조금이라도 변화시키는 것에 일조하고 싶어 두 번 생각 않고 출연을 결심했다”고 할 정도로 ‘상상고양이’는 동물을 위한, 동물에 의한 드라마였다. 3년 만에 브라운관 복귀를 하는 유승호의 선택을 단번에 받을 만큼 ‘상상고양이’의 신선함은 인정할 만 했다.
하지만 ‘상상고양이’에서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유승호의 복귀도, 등장인물에 고양이가 포함되는 실험적인 전개라는 것도 아닌, 여주인공 오나우 역을 맡은 배우 조혜정이었다. 조혜정은 앞서 SBS ‘아빠를 부탁해’에서 아버지 조재현과 함께 등장해 얼굴을 알렸고, 이후 드라마 ‘연금술사’ ‘처음이라서’ 등의 주연에 줄줄이 낙점되며 ‘금수저 논란’을 겪기도 했다.
‘금수저 논란’을 가장 크게 불 지핀 캐스팅이 바로 ‘상상고양이’였다. 유승호의 상대역에 많은 관심이 쏠리던 차에 조혜정의 캐스팅이 알려졌고, 곧바로 이는 논란으로 번진 것. 조혜정은 이에 대해 “아버지 조재현이 ‘당연히 겪어야 할 일이니 잘 겪으라’고 말했다”고 말한 것처럼 ‘스타 아빠’를 둔 조혜정은 언젠가 거쳐가야 할 단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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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MBC에브리원 |
이를 타파할 수 있는 건 오로지 조혜정의 연기력뿐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상상고양이’에서 조혜정의 연기력은 논란을 씻기에는 한참 멀어보였다. 조혜정은 마치 ‘나 연기 한다’고 외치는 듯한 연기를 했는데, 마치 진짜 현종현이 된 듯 자연스럽게 흐르는 연기를 선보인 유승호와 전혀 어우러지지 못했다.
아직 어색한 시선처리 또한 문제점으로 지목됐다. 어디에 눈을 둬야할지 모르는 것 같은 조혜정의 시선은 보는 시청자들마저 불안하게 만들었다. 이 시선처리에 대한 지적은 온스타일 드라마 ‘처음이라서’에서 여주인공으로 나섰을 때에도 꾸준히 있어왔다. 짧은 시간이기에 크게 나아진 모습을 ‘상상고양이’에서 보여주지 못한 것이다.
시청자들은 이런 조혜정의 연기에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드라마 자체가 파격적이라 다소 난해하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조혜정의 연기에 실망감을 드러내는 반응이었다.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연기로 보여주겠다”고 호언장담한 조혜정에 배우로서 어떤 색깔을 발견해야 할지 갈피가 안 잡힌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시청자 사이에서는 “여주인공은 조혜정이 아닌 고양이 복길이다. 복길이의 연기가 훨씬 안정적”이라는 농담까지 나오고 있다.
물론 일각에서는 아직 첫 회이니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보인다. 하지만 그 말은 ‘아빠를 부탁해’ 이후 단번에 여주인공으로 나섰던 ‘연금술사’ ‘처음이라서’에서도 조혜정을 향해 많은 이들이 했던 말이었다. 여주인공이란 타이틀은 결코 대중이 ‘기다려줘야’하는 위치가 아닌, 대중이 ‘기대하게’ 만드는 위치가 되어야 한다. 앞으로 조혜정이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며 대중에 인정받을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