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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호랑이 대호는 공포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시름에 젖어 불운한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기댈 수 있는 위안의 대상이기도 하다. '산군'이라고도 불린다. 짐승에 불과할 수 있지만, 설화와 같은 이 영화에서 그 시대 사람들의 자연에 대한 생각과 삶의 가치관들이 요즘 시대에 절실히 필요한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했다."
배우 최민식이 8일 오후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대호' 언론시사회에서 "단순한 항일영화였다면 출연 안 했을 것"이라며 이같이 출연 이유를 밝혔다.
'대호'는 일제강점기, 더는 총을 들지 않으려는 조선 최고의 명포수 천만덕(최민식)과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 대호를 둘러싼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호랑이를 잡아 가죽을 벗기려고 하는 일본인들과 대항하는 호랑이가 특히 인상 깊다. 호랑이는 전체 컴퓨터그래픽(CG) 작업으로 진행됐다. 배우들은 허공에 대고 연기를 해야 했다.
최민식은 "6개월 동안 촬영했는데 오늘 내 상대역 김대호씨를 처음 봤다"며 "액션을 하면 리액션이 있어야 하는데 오롯이 상상 속에서 연기해야 했다"고 힘들어했다. 그러면서도 "현장에서는 대역 배우 아니면 파란색 바탕만 보고 연기를 했는데 김대호씨 연기 잘하시더만요"라고 웃으며 만족스러워했다.
최민식은 고생할 걸 뻔히 알면서도 참여한 이유에 대해 "불편함을 감수하고라도 선택한 건 그 시절, 그 사람들이 산을 어떻게 대하고 자연에 대한 태도는 어떤지, 그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너무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생길이 훤한 걸 알면서도 (정)만식이를 끌어들였고, (김)상호가 참여한다고 하길래 너무 좋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성유빈을 끌여들여 고생시켰다. 석원이는 해병대 나왔다"고 덧붙여 현장을 웃겼다.
전작 '명량'으로 엄청난 흥행 스코어를 기록했는데 부담감이 없었는지에 대한 말에 최민식은 "한정식을 제대로 차려서 한번 먹어봤는데 계속 그렇게 밥을 먹을 순 없다는 걸 알고 있다"며 "엄청난 관객 수의 대흥행을 염두에 두고 다음 영화도 이것 못지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어떻게 살겠나. 다행히도 그런 부담감에 대해서 자유로운 것 같다"고 말했다.
박훈정 감독은 "처음에 이 시나리오를 쓰면서 내가 연출을 할지는 몰랐다"면서도 "천만덕이라는 역할을 할 수 있는 배우가 누구인가 봤을 때 생각해 보니 없더
최민식과 '신세계'를 함께했던 박훈정 감독의 신작이다. 정만식, 김상호, 정석원 등도 힘을 실었다. 16일 개봉 예정.
jeigun@mk.co.kr/사진 유용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