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oview] ‘그날의 분위기’, 男女가 느낄 수 있는 두 가지의 분위기

영화는 영화. 하지만 유연석과 문채원의 모습에 설렐 수밖에 없다.

[MBN스타 최윤나 기자] 연애를 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고민하는 것들 중 하나가 스킨십이다. 사귄 지 며칠쯤이 돼야 손을 잡아도, 키스를 해도 되는지 교과서에는 쓰여 있지도 않고 명확한 기준도 없기 때문에 늘 스킨십 문제는 저마다의 생각을 갖게 만든다. 그렇기에 결코 쉽게 생각해서도, 그렇다고 너무 어렵게 생각할 수 없다.

영화 ‘그날의 분위기’는 KTX에서 한 남자가 우연히 자신의 옆 자리에 앉은 여자에게 “저 웬만하면 오늘 그 쪽이랑 자려구요”라는 발칙한 발언을 하면서 시작된다. 재현(유연석 분)은 옆자리에 앉은 수정(문채원 분)에게 이 같은 말을 건네고, 이후 우연히 같은 일로 부산에 내려가는 두 사람이 이 문제를 가지고 옥신각신하며 ‘스킨십’ 혹은 ‘연애’에 관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내용이 그려진다.

‘그날의 분위기’에서 재현은 연애에 깊이가 없는 그런 남자다. 자신이 만났던 여자의 이름이나 직업 따위는 중요하지 않고, 오로지 당시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며 ‘원나잇’도 서슴없이 진행하는 말 그대로 맹공남이다. 이에 비해 수정은 재현과는 다른 연애관을 가지고 있다. 10년 사귄 남자친구와 결혼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노심초사하며, 처음 본 사람과의 원나잇은 상상도 하지 못하는 그런 여자다. 이런 다른 연애관을 가지고 있던 두 사람은 부산을 향하며, 또 부산에서 각자의 일을 보면서 점차 서로의 생각을 듣고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재현과 수정은 서로를 알기 시작하면서 처음 가지고 있던 선입견을 하나 둘 씩 벗겨낸다. 수정은 마냥 가벼운 사람인 줄 알았던 재현이 알고 보면 섬세하며 아이를 좋아하는, 마냥 가볍지만은 않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재현 또한 철벽녀라고 생각했던 수정이 가끔씩 내비치는 돌발 행동을 통해 점차 그에 대한 자신의 마음이 가볍지 않다는 사실을 자각한다. 그렇게 재현과 수정은 이상한 인연에서 시작된 신기한 만남을 이어간다.

스킨십(원나잇)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던 사람은,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그 생각을 함께 공유하며 자신이 몰랐던 자신의 모습까지 발견하게 된다. 이로써 영화는 스킨십에 대한 고민에 약간의 해답을 제시해주는 듯하다. 스킨십이라는 것은 정답을 내릴 수 없고, 사람 혹은 사랑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 말이다.

‘그날의 분위기’에서 재현과 수정은 우연의 연속인 상황에 놓인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고 현실과는 다른 상황이라는 것은 관객들이 느끼는 사실이지만, 로맨스 영화의 특성상 관객으로 하여금 설레는 감정을 느끼게끔 해줘야하는데 ‘판타지’적 우연의 연속이 그 몰입을 다소 방해하는 듯하다. 하지만 그런들 어떠하리. 유연석과 문채원이 아름다운 풍경 아래에서 선보이는 로맨스는 두 눈을 즐겁게 하기 충분하다. 오는 14일 개봉.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