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간접광고는 잘 활용하면 영화의 재미를 살림과 동시에 제품을 협찬해준 기업에게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과도한 간접광고는 영화의 흐름을 방해하고 오히려 그 본질을 흐릴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개봉한 영화 중, 간접광고를 활용해 성공한 사례와 실패한 사례를 알아봤다.
◇ 과유불급(過猶不及) PPL
지난 2007년 개봉한 배우 설경구, 김태희 주연의 영화 ‘싸움’은 과도한 PPL로 눈총을 받았었다. 영화의 엔딩 부분에서 한 우유회사 로고와 제품으로 스크린이 도배됐기 때문이다. 극중에서 설경구의 친구이자 축산과 교수로 나오는 서태화가 자신이 돌보는 젖소와 찍은 우유 광고가 전파를 타는 장면이 간접광고가 아니냐는 의심을 샀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영화에 전반적으로 등장하는 휴대전화는 당시 주연배우 김태희가 광고모델로 있는 회사의 제품이었기에 더욱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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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지난 2004년 개봉한 영화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에서는, 당시 CF 퀸으로 불리던 전지현이 출연하면서 그가 광고모델로 있는 제품들이 대거 등장했다. 특히나 전지현이 한 제품의 특징을 그대로 설명하는 듯한 대사를 내뱉기까지 해 많은 관객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이같은 과한 PPL이 영화에 몰입을 흐리고 흥행에 독이 된 셈이다.
◇ PPL, 현명하게 사용한다면 ‘성공적’
과도한 PPL로 관객들을 사로잡지 못한 경우가 있다면, 적재적소(適材適所)에 사용돼 오히려 영화의 재미를 살림과 동시에 광고 효과를 얻었던 간접광고도 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에서 주인공 강두(송강호 분)은 한강 공원에서 매점을 운영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그는 영화 초반에 맥주를 자주 들고 등장하는데, 이때 그 맥주의 브랜드가 고스란히 노출됐다. 또한 영화 속에 등장했던 컵라면의 브랜드도 영화에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노출되면서 동시에 실제로 우리가 먹고 마시는 제품에 대한 친숙함을 느낄 수 있게 했다. 당시 오뚜기의 자료에 따르면, 컵라면의 매출은 영화 개봉 이후 20%가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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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 PPL을 완벽하게 녹여낸 영화가 있다면, 재미있는 연출로 더욱 시선을 끈 간접광고가 있다. 배우 하정우와 공효진이 출연했던 영화 ‘577 프로젝트’는 저예산 프로젝트로 시작한 영화였다. 이때 하정우는 간접광고가 아닌 직접광고를 통해 제품을 협찬 받을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고, 이에 영화 속에서 “본 영화는 노골적으로 광고를 합니다”라는 안내문구가 삽입되며 직접적으로 간접광고를 한 경우지만, 오히려 관객들의 재미를 끌었다.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