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한 사건을 가지고 그 사건에 대해 이야기 하는 사람들의 의견은 천차만별이다. 특히나 역사적으로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의 차이는 점차 커질 수밖에 없었다. 이는 영화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감독이 느낀 것을 그려낸 영화에는 그 감독의 의견이 녹아있는 건 당연한 일이었고, 그랬기 때문에 같은 소재를 이야기하고 있음에도 다른 느낌을 주는 경우가 존재했다.
특히나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하거나, 과거 특정 정권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의 경우는 감독의 차이점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먼저 영화 ‘써니’과 ‘굿바이 보이’를 비교해보자. ‘써니’와 ‘굿바이 보이’는 모두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 또한 두 영화에는 당시를 가장 잘 표현해주는 시위 장면이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차이점은 이 시위장면을 나타내는 연출에서 나타난다. ‘써니’에서 시위는 결코 살벌하지 않다. 강소라를 주축으로 모인 소녀들과, 이들과 대립하는 소녀들이 서로의 우위를 가리지 위해 만난 장소에서 우연히 시위가 펼쳐지는데, 이 과정에서 소녀들과 시위 무리는 엮이게 된다. 이 모습은 매우 코믹하게 그려지며 당시 시대 배경에서 시위라는 것이 유호정의 ‘과거 회상’으로 연결되며 하나의 ‘추억’이라는 이미지까지 연상시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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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굿바이 보이’는 이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굿바이 보이’에서는 진압봉을 든 사람이 학생들을 잔인하게 진압한다. 특히나 색감 자체도 ‘써니’는 다양한 컬러를 배치한 반면에 ‘굿바이 보이’는 무채색의 차가운 느낌을 느끼게끔 연출됐다. 결과적으로 ‘써니’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의 80년대였으며, ‘굿바이 보이’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끔찍했던 그 때를 그리고 있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지난 2015년,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영화 ‘소수의견’과 ‘연평해전’에 대한 누리꾼들의 견해가 나눠진 적이 있었다. 철거민과 경찰이 대치하던 중 사상자가 발생했던 용산참사 사건과 유사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당시 그 안에 있던 사람들의 어두운 면을 그린 ‘소수의견’에는 진보성향, 그리고 영결식보다 월드컵 폐막식에 참석한 대통령의 모습을 그대로 표현했다는 이유로 보수성향의 관객들의 관심이 쏠린 바 있었다.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