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영화 ‘남과 여’는 마치 여행을 떠나는 착각을 느낄 정도로 아름다운 장면을 스크린에 담아낸다. 특히 마치 무채색을 띄고 있는듯한 영화 속 배경에, 절로 감탄할 정도다. 이 모든 배경을 만들어낸 ‘남과 여’의 김병한 미술감독에게 영화 속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았다.
◇ ‘남과 여’의 장면들이 마치 이상적으로 다가올 정도로 아름다웠다. 실제 다 장소를 섭외한 건가?
정사신이 나오는 배경은 거의 대부분 세트를 따로 만들었다. (전도연의) 샵 2층의 사무실, 회의실, 피팅룸 다 만들었다. 그건 먼저 이태원에 있는 샵 1층과 외관을 헌팅을 한 다음에, 2층은 따로 만든 다음에 연결을 해서 찍었다. 계단으로 올라가는 장면부터는 세트장에서 촬영을 이어갔다.
![]() |
↑ 사진=쇼박스 제공 |
◇ ‘남과 여’에서 한국에 돌아온 뒤 주요 배경이 서울 한남동 주변이다. 장소 선정에 어려움은 없었나?
일단은 크게 나누면, 서울과 핀란드를 영화 속의 배경으로 설정해 시작을 했다. 사실 주인공들의 흐름에 따라가고, 두 남녀가 가장 중요했다. 영화 속 배경인 도시들이 주는 느낌이 있다. 항상 그런 것들도 하나의 캐릭터로 생각하곤 한다. 근데 ‘남과 여’는 공간이 주는 느낌이 중요해서, 서울의 느낌이 날 수 있게 일부러 계획을 해서 찍었다. 한남동이나 살고 있는 집들도 진짜 설정을 해서, 기홍(공유 분) 집은 평창동 어딘가로 찾아서 촬영을 했다. 또 상민(전도연 분)이 사는 공간도 한남동 어딘가로 찾아야할 것 같다는 생각으로, 차량이 이동하는 장면도 최대한 그 쪽에서 촬영을 했다.
◇ 캐릭터에 따라 그들의 집이 주는 느낌도 다르게 다가왔다
그런 부분도 초반 준비 과정에서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해서 결정했다. 인물에 대한 전사를 우리끼리는 설정을 하고 준비를 했다. 직업이나 이 사람이 살아온 환경 등을 설정했다. 상민의 경우는 아무래도 남편이 의사다보니, 그것에 맞는 집을 설정했다. 상민 자체 캐릭터가 혼자선 아무 결정권도 없는 사람이다. 타고 다니는 차나 집의 인테리어도 본인의 취향이 반영 됐다기 보단, 남편이 다 정해줘서 그렇다고 설정했다. 그래서 색을 최대한 배제 시켰다.
기홍의 경우에는, 그가 젊은 나이에 건축가라서 아직은 크게 성공하진 않았지만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설정했다. 그가 집에 살고 있지만, 그 집은 자신의 집이 아니라 유명했던 건축가였던 아버지가 살던 집을 물려받은 것으로 전사를 만들었다. 특히 평창동에서 모던한 느낌이 나는 집을 찾아 골랐다. 안의 내부는 기홍 자체의 취향이 드러난 다기 보단, 그의 부인 취향이 반영된 것으로 설정했다.
![]() |
↑ 사진=쇼박스 제공 |
◇ 극중 공유가 작업했던 공간이 인상적이었는데, 어떤 건물인가?
핀란드에서 온 뒤, 기홍이 새로 건물을 만들거나 리모델링을 하는 과정을 전부 보여줘야 했는데 영화상에선 많이 편집이 됐다. 기존에 있는 갤러리들을 하면, 그런 장소를 구하기가 힘들었다. 평창동과 삼청동 쪽을 알아봤는데, 한원석 작가님을 알게 돼 그 쪽의 컨테이너를 하게 됐다. 일반 건물이 아니라 컨테이너로 만든 건물이어서 더 콘셉트를 가져갈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때는 색깔이 주황색이었다. 그게 ‘남과 여’에서는 너무 색이 튀게 들어갈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후 한 작가님과 협의가 돼서, 새로 다 칠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다시 칠했다. 칠하는과정과 공사하는 과정을 그렇게 찍을 수 있었다.
◇ 가장 신경 썼던 장면은?
가장 신경을 많이 쓴 건 사우나였다. 우리나라에 없는 사우나를 만들어야 하니까, 핀란드에서 찾아보고자 했지만 정사신을 찍기가 정말 힘들고 앵글의 제한이 있었다. 그래서 만들기로 결정을 했다. 하지만 외관과 연결이 돼야 해서 계속 로케이션 이미지를 받다가, 결국에는 우리가 원하는 설원 안에 있는 사우나를 못 찾았다. 그래서 한국에서 내부를 만들어서 찍고, 외관은 에포니아에서 만들어서 외관을 또 따로 찍었다.
없는 사우나를 만들고, 우리나라에서 없었던 사우나라서 핀란드 사우나를 많이 물어보았다. 재료들도 실제 오래된 나무 같은걸 구해서 많이 고생해서 만들었다. 촬영이 끝나고 나서 다 부수었다. 그건 모든 영화가 다 마찬가지다. 그것들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웃음).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