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대장금’이 2000년대 한류 열풍을 끈 대표적인 드라마라면, 영화에서는 ‘엽기적인 그녀’가 꼽힌다. 지난 2001년 개봉한 전지현과 차태현 주연인 이 작품은 당시 중국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면서 한국에 대한 관심을 높이게 했다.
2002년 중국매체 광주일보는 “‘엽기적인 그녀’는 전지현을 인기배우이자 광고 여왕으로 만들었다”라면서 전지현에 대해 설명한 뒤 “‘소림축구’ 주성치도 전지현과 함께 작업하고 싶다고 밝혔다”라고 보도했다.
2004년 왕이연예는 곽재용 감독과 전지현이 또 한 번 손을 잡은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에 대해 소개를 전하면서 “중국에서도 개봉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영웅’ ‘와호장룡’의 제작사 빌콩(江志強)이 투자를 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한국영화를 중국에서 만나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엽기적인 그녀’도 약 1년이 걸렸고, ‘클래식’도 액 6개월이 걸렸다”라며 “하지만 모두 중국관객들에게 반응이 좋아 박스오피스에 영향을 끼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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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는 곽재용 감독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2008년에는 ‘여인불괴’로 중국 관객들을 만났을 뿐 아니라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도 진행하기도 했다. 2014년 중국에서 개봉한 ‘미스 히스테리(我的早更女友)는 1억5000만 위안(한화 약 267억 원)의 박스오피스를 기록했다.
‘엽기적인 그녀’의 인기가 마냥 좋았던 것은 아니다. 2010년 ‘엽기적인 그녀2’가 개봉했지만, 이는 ‘엽기적인 그녀’를 잇는 작품이 아니었기 때문. 마위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작품은 ‘아적야만여우2’(‘我的野蛮女友2’)로 개봉했다. 슝다이린, 입위렴, 하경 등 인기 배우들이 출연했지만, ‘엽기적인 그녀’의 중국판 이름인 ‘아적야만여우’(我的野蛮女友)와 같은 이름이기 때문에 충분이 혼동할 법 하다. 이뿐 만 아니라 ‘엽기’를 모티브로 한 작품들도 속속들이 나타나기도 했다. ‘아적야만파파’(我的野蛮婆婆)는 홍콩에서 시리즈로 방송됐다.
하지만 ‘엽기적인 그녀’의 인기로, 전지현이 출연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나, 차태현의 ‘프로듀사’ 역시 중국의 관심은 더한 것도 사실. 그만큼 개봉을 앞둔 ‘엽기적인 그녀2’가 가진 의미는 남다르다. 한국에서는 에프엑스(f(x)) 멤버지만 중국에서는 배우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는 빅토리아와, 차태현의 출연은 중국에서도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킬 만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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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엽기적인 그녀2’는 (아적야만여우2‘(‘我的野蛮女友2’)가 아닌 ‘아적신야만여우’(我的新野蛮女友)로 찾는다. ‘엽기적인그녀’를 제작한 신씨네 관계자는 MBN스타에 “최근 중국에서 제작보고회를 마쳤다. 중국은 지역이 커 포스터를 8개로 만들었다(웃음). 30%는 중국에서 촬영하고 70%는 한국에서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에서는 아직도 ‘엽기적인 그녀’는 단순히 인기가 많은 작품이 아니라 신세대 가치를 바꿨다는 평을 받는다”고 설명을 더했다.
‘합작’은 점점 늘어나고, 스태프나 감독 등 중국에서 작품을 하는 사례가 많아지지만, ‘수상한 그녀’ ‘블라인드’ 등 리메이크 작품이 아닌 동시 개봉한 작품 중에는 양국에서 흥행한 사례는 아직 없다. 중국과 한국의 미묘한 감정라인 등 다른 표현법은 아직 양국에서 동시에 통하지 않는 요소로 꼽힌다. 때문에 ‘엽기적인 그녀2’도 조금 다른 편집으로 각각의 구미에 맞췄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해 여름’ ‘품행제로’ 등의 조근식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중국에서 ‘여왕’이라 불리는 빅토리아, ‘엽기적인 그녀’로 중국 관객들을 사로잡은 차태현이 출연하는 ‘엽기적인 그녀2’. 후지이 미나와 배성우의 출연으로 눈길을 끄는 이 작품이, 양국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첫 번째 한중합작 작품이 될지 기대가 높아진다. 중국에서 4월22일 개봉, 한국에서 5월5일 개봉.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