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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바빌론? 아닙니다. 베이비론? 맞습니다~
아이언 ‘blu’, 팔로알토 ‘Good Times’, 개코X얀키 ‘Cheers’, 더 콰이엇 ‘Be About It’ 그리고 지코 ‘Boys And Girls’까지. 베이비론(27)은 힙합신 ‘대세남’들이 너도 나도 탐내는 ‘꿀보이스’의 소유자다. 하지만 그는 수많은 피처링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았다. 카멜레온처럼 어느 누구와 만나도 자연스러운 ‘어울림’을 이루지만, 대중들의 귓속에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제 예열은 끝났다. 오로지 끓어오를 일만 남았다. 베이빌론의 매력을 전격 해부한다. 본격, 신인 적극 권장 ‘사심’ 인터뷰 시작!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정영 민슬기 김소연 인턴기자]
슬기자(민슬기 기자) : ‘꿀보이스’로 힙합신의 뜨거운 러브콜을 받고 있는 제 6회 [뜰거야] 시리즈의 주인공, 베이비론(BABYLON)씨를 모셨습니다. 직접 그 매력적인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니 영광이네요.
베이비론 : 안녕하세요!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대화할 때는 약간 허스키한 편이에요.
연기자(김소연 기자) : 그것도 나름의 매력이 있네요. 헌데, 정확히 어떻게 불러야 하나요? 바빌론, 베이빌론, 베이비론? 포털 사이트에 검색하면 대출부터 떠서 난감했어요.(하하하)
베이비론 : 베이비론이 정확한 이름이에요! 많은 분들이 바빌론이라고 알고 있어서 대출이나 종교 뭐 그쪽으로 생각하죠. 사실은 알파치노가 출연하는 영화 ‘스카페이스’에 나온 술집 이름이에요.
이기자(이정영 기자) : 아, 의외네요. 어떤 깊은 뜻이 있는 건가요?
베이비론 : 힙합퍼들의 입문 영화로 유명해요. 그래서 힙합 가수들 노래 가사에는 ‘베이비론’이라는 단어가 자주 나오죠. 또, 메소포타미아의 성스럽고 악덕스러운 도시 명이기도 해요. 여러 분야에서 각자 다양한 느낌의 단어로 쓰이고 있어서 힙합적으로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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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와 ‘라스트 나잇’”
슬기자 : 데뷔하기 된 과정에서 ‘인복이 많았다’고 하던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베이비론 : 네 맞아요! 이 모든 건 ‘라스트 나잇’이라는 예명을 가진 프로듀서 형을 만나고부터 시작됐죠.
연기자 : 아, 지금도 같이 MMM(MAX MIND MUSIC) 크루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 작곡가 분이죠?
베이비론 : 네, 원래 굉장히 유명한 분이에요. 근데 어느 날 만나보고 싶다고 연락이 왔더라고요. 아직도 기억이 생생해요. 허름한 기사 식당에서 처음 만났죠. 그 분이 트레이닝 차림에 덧니가 보일만큼 활짝 웃으면서 반겨주더라고요.(하하하) 너무 긴장했는데, 격없이 편안하게 대해주니까 절로 호감이 갔어요. 그때부터 함께 작업실을 쓰기 시작했죠.
이기자 : 라스트 나잇 얘기가 나오니까 웃음이 끊이질 않네요. 애정이 뚝뚝 흘러넘치는 것 같아요.
베이비론 : 음악적으로도 훌륭하지만 인격적으로도 배울 점이 많은 분이에요. ‘내가 잘 안 되도 너만큼은 잘 되게 해주겠다’고 했죠. 사실, 어린 시절에 연예계 데뷔 준비하면서 우여곡절도 많았어요. 하지만, 이렇게 좋은 분들이 물심양면으로 도와줘서 다시 한 번 열심히 해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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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링이 전부는 아냐”
슬기자 : 베이비론 하면 피처링을 빼놓을 수 없잖아요. 지난해 힙합신에서 내로라하는 가수들과 함께 많은 작업을 했죠?
베이비론 : 믿기지 않았어요! ‘내가 누려도 되는 행복일까’ 싶었죠. 라스트 나잇의 권유로 2014년부터 믹스 테이프를 준비하고 힙합 사이트에 게재했는데, 말도 안 되게 관심을 가져주는 거예요. 팔로얄토와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죠. 한 곡 한 곡 발표할수록 릴레이식으로 연락이 왔어요. 지코와 빈지노도 그렇게 만난 인연들이에요. 정말 운이 많이 따랐던 것 같아요.
연기자 : 아무래도 빈지노 개코 얀키와 함께했던 ‘cheers'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확!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그 작업 후에 알아보는 분들이 많아졌을 것 같은데요?
베이비론 : 그 곡은 제가 1,2,3 절 훅을 다 불렀어요. 조금 뜬 계기가 된 것도 사실이고요.(하하하) 현재 제일 뜨겁고 실력 있는 래퍼들과 함께하는 그 순간은 말로 표현 못할 정도로 너무나 행복했어요.
이기자 : 대선배들과의 작업이니만큼 배운 것도 많았을 것 같아요.
베이비론 : 믹싱이나 마스터링이 다 예민하고 음악 안에서만은 엄격했어요. 큰 자극이 되더라고요. ‘이 분들이 괜히 이렇게 높은 위치까지 올라온 게 아니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이기자 : 그 분들 역시 베이비론이라는 원석을 발견한 느낌이 아니었을까 생각돼요. 다이나믹 듀오가 ‘2016년에 뜰 신예’로 꼽았고, 지코는 ‘태양, 박재범을 이을 수 있는 재목’이라고 극찬을 했더라고요?
베이비론 : 옛날에 노래방에서 부르던 노래 주인공들이 그런 말을 해니 감사하고 영광이었어요. 딱 그 장면을 대기실에서 직접 봤거든요. 너무 설?�楮� 그 전보다 책임감과 부담감이 커진 게 사실이지만,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더라고요.
연기자 : 앞으로 함께 작업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요?
베이비론 : 목록을 작성해놨었는데, 거짓말처럼 없어졌더라고요.(하하하) 가능하다면 나중에 타블로, 빅뱅 태양과... 희망사항입니다!
하지만, 저만의 음악도 열심히 할 테니까 지켜봐줬으면 좋겠어요. 포털 사이트 프로필을 최소화한 것도 개인활동이 많이 나오기 전에 피처링 가수로만 각인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었어요. 제 매력을 보여드릴 수 있는 것도 많이 나올테니까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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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과의 ‘공감’을 향한 치열한 고민”
슬기자 : MMM에 크루에 훌륭한 작곡가 분들이 대거 포진되어 있다고 들었어요.(하하하) 본인도 작사 작곡에 많이 참여하나요?
베이비론 : 네, 제가 하죠. 멜로디와 가사를 주로 맡아요. 하지만 제가 만든 게 아닌 것 같다 싶으면 고집은 없어요. 꼭 ‘내가 만든 음악만을 불러야지’하는 마음은 없거든요. 크루가 잘 모인만큼 무엇보다 호흡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기자 : 그렇다면 본인이 음악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뭔가요?
베이비론 : ‘공감’이에요. 제 색깔을 유지하면서도 대중과 어떻게 호흡할지 항상 고민해요. 메이저와 언더 오버를 가리지 않고 좋은 노래를 계속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혼자 이런 저런 생각하는 걸 좋아해요. 디테일하고 깊게 오랫동안 생각하고 메모해놔요. 메모해 놓은 것들을 나중에 가사로 쓰기도 하죠.
연기자 : 일단 노래할 때 목소리가 너무 좋으시니까. ‘공감’하고 싶게 절로 귀가 기울여져요.
베이비론 : 저도 제 목소리 톤이 좋다고 생각합니다.(하하하) 그런 말도 많이 듣고 자부심도 있어요. 크리스 브라운, 뮤지크 소울차일드 음악을 많이 참고하는 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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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것’ 그대로의 나”
슬기자 : 평소 생각하는 걸 좋아한다고요. 따로 본인만의 시간을 가지는 곳이 있나요? 예를 들면 아지트같은 곳이요.
베이비론 : 대중 분들이 너무 애늙은이라고 생각할까 걱정이 되는데요.(하하하) 아지트라기보다 등산하고 사우나 가서 땀 빼고 이런 것들을 좋아해요. 작업실도 등산 다닐 수 있게 산 밑에 차렸어요. 산에 가면 과거, 현재, 미래가 다 떠올라요. 반성 아닌 반성들도 많이 하고요. 그 후에 따뜻한 물에서 지지면서(?) 명상하는 시간도 갖죠.
연기자 : 좀 애늙은이 적 성향이 있긴 하네요.(하하하) 그러고 보니 대화할 때도 한 마디 한 마디 진중한 스타일인 것 같아요.
베이비론 : 그런 얘기 많이 들어요. 근데 그게 제 매력이죠. 진중하고 솔직하고 약간 둔탁한? 포장을 못하고 그냥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줘요. 좌우명도 ‘진실되자 살자’인데, 거짓말을 잘 못해요. 하고 싶지도 않고요.
슬기자 : 색으로 치면 약간 하얀색? 느낌이 나는 것 같아요. 티 없이 순수하고 맑은 결정체랄까요?
베이비론 : 그런가요?(하하하) 사실 음악적으로도 저를 하얀색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그리는 대로 번지는 사람이요. 어떻게 그리느냐에 따라서 곡 스타일이 천차만별로 바뀌어요. 흡수력이 좀 빠른 편에 속하죠.
슬기자 : 이제 30대가 문 앞이네요. 지나온 20대는 어땠나요?
베이비론 : ‘오뚝이’였던 것 같아요.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나고. 또 그로 인해 배우고 많은 생각도 했죠. 긍정적인 마인드로 항상 저를 끌어올렸던 것 같아요.
연기자 : 10년 안에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요?
베이비론 : 일단, 상반기에 제 앨범이 나와요. 많이 들어주세요!(하하하) 10년 이라, 글쎄요. 음악적으로 조금 더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어요. 개인 앨범을 많이 내서 대중들과 더 많이 교류하고 싶고요. 플레이리스트에 저의 노래가 많이 담겨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에필로그
MMM 크루에게 한마디 하고 싶어요! 정말 바보같이 순하고 착한 사람들이에요. 자기 것을 챙기기 보다는 온 신경을 저에게만 쏟아요. 크루 분들, 항상 미안하고 또 감사합니다. 사랑하고, 영원히 함께해요!
사진/ 유용석 기자
“입덕 예약 받습니다. 언젠가 뜰 거니까요.” 누군가의 비주류가 모두의 주류가 되는 그날까지~ [곧 뜰 거야] [더 뜰 거야] [막 떴어요] 시리즈가 시작됩니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수다스러운 인터뷰로 여러분을 초대할게요.[ⓒ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