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근 3년의 시간이다. 싱어송라이터 를(LEL)이 싱글 프로젝트의 막을 장식했다.
최근 를은 싱글 프로젝트 12번째 곡인 ‘나만 궁금한거니’를 발표했다. 그동안 슬픈 이별 감성을 보여줬던 를은 이번엔 밝고 편안한 노래를 들고 찾아왔다. 를 자신도 가장 무난하고 편하고 밝은 노래라고 말했다.
“대부분 제가 만든 노래는 사랑이 종료된 이후의 정서를 표출했다며 ‘나만 궁금한거니’는 사랑하기 전의 내용을 썼다. 서로 마음을 확인하지 못한,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가 있는 곡이다. 제 주특기는 슬픈 정서다. 너무 느리고 슬픈 노래만 하다 보니 제 스스로 질리고 루즈해졌다. 전환을 시켜보고 싶었고 지금 시점이 가장 좋을 것 같았다. 이제 빨리 슬픈 노래를 하고 싶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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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플럭서스 제공 |
를의 음악은 본인의 목소리로 직접 전달할 때도 있지만 다른 보컬들을 통해서 표현되기도 한다. 이번 ‘나만 궁금한거니’는 슈퍼키로(Super Kiro)와 래퍼 위즐(Wizil)이 참여했다.
“슈퍼키로도 원래 작곡가이다. 제 노래랑 잘 맞을 것 같아서 연습 버전으로 가이드를 부탁했다. 굉장히 러프하게 불렀는데 다시 재녹음을 하려고 보니까 원래 느낌이 더 괜찮더라. 그래서 믹스만 해서 발표했다.”
그동안 를이 발표했던 곡들은 여러 보컬들의 목소리로 표현됐다. 아이돌 투피엠(2PM) 장우영, 준케이, 보이프렌드 정민부터 '케이팝스타'(K팝스타) 출신인 백지웅 등 스타일도 다양하다.
“곡이 자꾸 제가 부를 수 없는 곡이 써진다. 음역대도 그렇고 창법도 안 맞는다. 곡을 다양하게 쓰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 피처링을 진행하게 됐던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기준은 톤이다. 가창력 같은 부분은 함께 만들어 가면 되는데 톤은 바꾸기 힘들더라. 음색이 좋은 가수가 좋다. 록 음악을 좋아하는데 그동안 부드러운 톤의 가수들로 많이 했으니 김바다 씨와 나중에라도 작업을 해보고 싶다.”
를은 가수가 아닌 작곡가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나인뮤지스의 ‘예스 올 노’(Yes or No), 허각의 '시적인 말로 표현하려해도‘에 참여했고 드라마 ’하이스쿨 러브온‘의 OST 작업도 했다. 특히 투피엠과 인연이 깊다. ’우리집‘을 준케이와 함께 작업했고 일본에서 발표된 곡도 있다.
“투피엠 준케이, 장우영과 작업을 많이 했다. 워낙 잘 맞는다. 이 친구들이 무대에선 퍼포먼스 위주로 활동하는 친구인데 음악을 좋아하고 비대중적인 코드를 좋아하는데 잘 맞는다. 그런 코드를 대중적으로 풀어가는 곡을 많이 쓴다.”
밴드 음악으로 시작해 처음엔 건반 세션, 이후엔 작곡가로 활동했었다. 그리고 이젠 싱어송라이터라는 타이틀까지 추가하게 됐다. 가수가 된 계기는 의외로 심플했다. 를의 데뷔 앨범이기고 한 ‘ㅁ’을 불러줄 사람이 없었고 결국 자신의 입을 통해서 발표하게 됐다. ‘ㅁ’은 지금 를이 하고 있는 음악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로 오히려 파격으로 보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 애착이 큰 앨범이다.
“‘ㅁ’이 어려운 앨범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서 그 이후엔 감성적이고 서정적인 음악을 하는 게 대중들에게 스며들기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어쿠스틱한 곡을 많이 발표했다. 저에겐 두 가지 모습이 공존하는데 비대중적인 음악을 하면 왜 에너지를 소비하냐는 말을 하더라. 전 ‘ㅁ’ 앨범이 있었기에 지금 같은 음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앨범을 만들 당시를 생각하면 지금도 설레고 순수해진다. 정말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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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에 알아듣긴 힘들지만 듣고 나면 강렬한 인상을 주는 이름인 를은 조사 ‘를’을 의미한다. 아무 존재가 아닌 것 같지만 단어와 단어를 이어주는 조사 를처럼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음악을 하겠다는 를의 의지가 담겨있는 이름이다. 이제 를은 싱글프로젝트에 이어서 정규 앨범으로 자신의 의지를 보여줄 예정이다.
“가장 감성적인 앨범일 것 같다. 계속 구상을 하고 있는데 가장 무난하고 편안한 음악을 발표하고 싶다. 욕심을 내지 않고 편하게 생각하려고 한다. 욕심이 들어가면 잘 안 되더라. 처음에 음악을 시작할 때 프린스(Prince Rogers Nelson)같은 천재적인 아티스트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악기를 시작했고 노래도 하게 됐다. 근데 어느 순간 그럼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걸 느꼈다. 그저 제가 가지고 있는 감성을 꾸준히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게 목표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