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추석 프로그램 ‘아이돌스타육상선수권대회’(이하 ‘아육대’)가 올해에도 이어지는 가운데 매년 반복되는 ‘부상 악몽’에 제작진과 소속사 모두 노심초사 하고 있다.
‘아육대’는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참가해 각종 운동 경기를 하는 MBC 명절 대표 프로그램으로, 2010년 첫 방송 이후 설날과 추석에 어김없이 찾아온 프로그램이다. 29일에도 올해 추석을 위한 ‘아육대’ 촬영이 시작됐다.
하지만 ‘아육대’ 촬영이 시작되기 무섭게 부상 소식이 날아들어 팬들을 긴장케 했다. 방탄소년단 진이 얼굴을 상대방 팔꿈치에 부딪혀 코피가 난 것. 소속사 측에 따르면, 다행히 부상은 심하지 않으며 곧바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조치됐다.
![]() |
운동 경기를 통해 우승 팀이 갈리는 ‘아육대’는 매년 부상 악몽에 자유롭지 못했다. 지난 2월 설날 특집 ‘아육대’만 하더라도 엑소 시우민이 부상을 당해 팬들의 공분을 샀고, 지난해에는 마마무 문별이 달리기 중 턱 부상을 입었다. 이외에도 AOA 설현, 샤이니 종현, 민호 등이 부상을 당한 바 있다.
잦은 부상으로 논란이 많은 만큼 MBC 측도 ‘아육대’ 촬영에는 더욱 만전을 기하며 긴장을 하고 있다. 29일 MBC 한 관계자는 MBN스타에 “부상을 막고자 다양한 방안을 통해 노력 중이다. 현장에는 전문응급의료진과 앰뷸런스가 대기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 촬영이 두 곳으로 나뉘어져 진행 중인데, 각각 영등포구 카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과 명지병원의 지원을 받아 부상을 당하면 곧바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연계하고 있다. 경기 내내 현장에 간호사와 의료진이 대기하는 건 기본이다. 경기도 중요하지만 아이돌 스타들의 안전이 중요하기 때문에 안전 대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아무래도 격한 운동 경기를 진행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부상 위험은 언제나 도사리고 있다. 제작진은 고민 끝에 올 추석에는 씨름이나 남자 농구 등을 폐지하고 리듬체조를 신설하는 등 종목 재정비도 감행했다. 부상 위험이 있는 경기를 최소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 |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아이돌 그룹들의 소속사들도 고민이 많다. ‘아육대’는 신인들에게는 얼굴을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한 번이라도 얼굴을 더 내밀어야 하는 신인의 입장에서는 ‘몸을 사릴 수는’ 없다. 그렇다고 ‘아육대’에서 무리를 해서 부상을 당하면, 다음 활동에 지장을 받을 수 있고, 이는 그 누구도 보상해주지 못한다.
또한 부상을 당한 후의 사후대책의 필요성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월 풋살을 하다 부상을 당한 시우민의 촬영분은 ‘아육대’에 모두 편집됐다. 팬들의 비난은 거셌다. 아무런 언급 없이 이를 ‘없는 셈’친 제작진의 태도가 문제점으로 지목됐다. 시청자들도 시우민의 부상이 화제가 됐음에도 프로그램 내에서 이렇다할 설명을 볼 수 없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아육대’에서 부상을 당했을 때에 왜 부상을 당했고, 제작진과 소속사가 어떤 대처를 했으며, 그 이후의 스타의 건강 상태를 차례로 공개하는 과정이 있었다면 비난은 덜 했을 것이다. 파급력이 큰 엑소 시우민이 아닌, 신인 그룹의 멤버였다면 어땠을까. 프로그램을 위해 뛰다 다친 후엔 ‘증발’되는 상황이 됐을
스타들의 부상은 예방이 최고의 방법이다. 만약 정말로 예기치 못한 부상이라면 빠른 대처가 첫 번째고, 이 과정을 시청자에 상세히 설명해 어떤 대처가 이뤄졌는지 알리는 게 두 번째다. ‘부상 논란’을 피하려면 현장에서 만반의 준비를 하는 것뿐 아니라 부상당한 후의 ‘사후 대책’도 마련되어야 한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