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새 월화드라마 ‘캐리어를 끄는 여자’가 속도감 있는 전개로 포문을 연 가운데, 코믹하고 밝은 법정물을 지향하면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 26일 오후 첫 방송된 ‘캐리어를 끄는 여자’에서는 변호사가 되지 못했지만 여느 변호사들보다 능력 좋은 사무장 차금주(최지우 분)와 그런 차금주와 자꾸만 엮이는 언론사 대표 함복거(주진모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차금주는 자신의 이복동생이자 연수원 시절 불륜 스캔들로 곤혹을 치른 박혜주(전혜빈 분)와 함께 법무법인 예일을 꾸려가고 있다. 차금주는 비록 시험 당일 극도로 긴장하는 증상 때문에 사법고시에 통과하지 못해 변호사가 되지는 못했지만, 박혜주를 살뜰히 챙기며 실질적인 ‘전승’을 이끄는 인물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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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죽인 피의자나 함복거가 대표로 있는 케이팩트와 같은 언론사를 상대하면서도 차금주는 주눅 드는 일이 없었다. 언제나 서류들이 가득 든 캐리어 ‘쥬쥬’를 끌고 다른 변호사들의 수군거림에도 당당하게 걸었다. 박혜주가 수세에 몰릴 때에는 자신의 원피스 지퍼를 내려 함복거를 ‘성추행범’으로 몰아 휴정하게 만드는 ‘짓궂은 기지’마저 기꺼이 발휘했다.
하지만 그런 차금주의 인생은 10대 소년 오경환의 사건을 맡으며 꼬이기 시작했다. 10대 노숙 소녀의 살인 혐의를 받고 있는 오경환의 사건을 맡으려는 박혜주에 차금주는 “너는 하자 있는 변호사”라며 승률을 지키기 위해서는 사건을 포기해야 한다고 냉정한 시선으로 조언했고, “하느님에 맹세코 제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오경환에게 “법정에선 하느님이 판사님”이라며 차갑게 말했다.
그럼에도 “변호사가 아닌 사무장이라 그렇게 쉽게 유죄라 할 수 있는 거 아니냐”고 눈물을 흘리는 오경환을 본 차금주는 결국 해당 사건을 맡게 됐고, 이왕 맡은 김에 일사천리로 조사를 진행했다. 앞서 상대로 만난 함복거에게도 “이 사건 냄새가 난다”고 조사를 부탁했다. 함복거는 부탁을 단번에 거절하는 듯 보였지만, 뒷조사를 하다 이 사건에 커다란 배후가 있음을 직감했다.
차금주는 막바지에 의문에 싸인 강프로(박병은 분)로부터 “마지막 경고”라는 전화를 받았으나 이를 무시한 채 오경환 사건을 위해 법정에 나섰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그는 변호사법 위반으로 끌려가 징역 1년을 선고 받고 죄수복을 받은 모습으로 등장해 다음 회에 대한 궁금증을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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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는 멜로 법정 수사극일 것 같았던 예측을 뒤집고, 코믹하고 밝은 법정물로 한 회를 채우면서 시청자들에 눈도장을 찍었다. 인물 소개에 해당하는 첫 회에서 최지우가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각 인물들과의 얽히고설킨 관계를 만들어가는 과정도 속도감 있게 그려졌다.
코믹하면서도 첫 회에 주인공이 징역을 선고받는 ‘파격 전개’에 시청자들은 ‘기대 이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통 법정극’을 기대한 시청자들에게는 당혹스러울지 모르겠으나 미드에서는 꽤나 흔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찾아볼 수 없었던 ‘코믹 법정물’이 드디어 탄생할 조짐이 보인다는 시청자들의 의견들이 눈에 띄었다.
극을 이끌어가는 최지우의 세련과 억척을 오가는 연기나 이를 받치고 있는 주진모, 전혜빈의 연기는 안정적이었다. 분량은 짧았으나 첫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은 마석우 역의 이준 또한 앞으로의 활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캐리어를 끄는 여자’가 과연 ‘월화 사극 열풍’ 속 유일한 현대물로 치열한 월화드라마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