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배우 오지호는 변화하는 중이다. 카리스마 넘치고 로맨틱한 모습 대신 딸을 키우며 육아에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예능을 통해 그대로 보여주더니 이번엔 영화 ‘대결’(감독 신동엽)로 첫 악역 연기에 도전했다.
‘대결’(감독 신동엽)은 취업준비생 풍호(이주승 분)가 형의 복수를 위해 냉혹한 CEO 재희(오지호 분)의 살벌한 현피(‘현실’의 앞 글자인 ‘현’과 PK(Player Kill)의 앞글자인 ‘P’의 합성어로 에서 게임, 메신져 등과 같이 웹상에서 벌어지는 일이 실제로 살인, 싸움으로 이어지는 것을 나타내는 신조어)게임에 뛰어드는 내용으로 모순된 사회를 향한 통쾌한 복수를 다룬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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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천정환 기자 |
돈과 힘에 있어서도 절대권력을 부리며 사람 목숨을 우습게 아는 갑의 상징 재희로 분한 오지호는 사이코패스에 가까운 악역 캐릭터를 소화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첫 악역 연기에 도전한 그는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지만 ‘재희’ 캐릭터를 중학생 같은 사이코패스로 설정해 캐릭터를 빚어가기 시작했다.
“악역에 도전한 건 영화 쪽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40대부터는 영화에 신경을 많이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캐릭터를 연구하면서) 재희에게 큰 전사는 필요 없을 것 같았다. 어떻게 CEO가 됐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싸움을 위주로 하는 멋있는 나쁜 놈인 거다. 비열한 미소를 짓는다든지, 취조를 당하다가도 시계를 만지작거리면서 살인적인 분위기를 풍기며 올려다보는 모습 등을 연구해 재희를 표현했다.”
동기가 없는 살인에 죄의식도 없는 재희를 구축해낸 오지호는 극에서 무자비한 폭력을 과시하며 악인의 모습을 제대로 드러낸다. 살벌함이 느껴지는 미소와 피도 눈물도 없는 그의 모습은 가히 인상적이다. 그 역시 새롭게 도전한 악역 연기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내며 자평에 나섰다.
“악역 연기는 재밌는 것 같다. 현실에서 해선 안 될 것을 하지 않나. 나의 새로운 모습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나에게도 예측이 되고 관객들이 예측하는 얼굴이 있는데 그것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니 재미있더라. 새로운 동작들도 연구하고 화면에 담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럴 듯하게 나온 것 같다.”
신선한 액션을 선보이기 위해 오지호는 칼리 아르니스에 주짓수와 복싱을 접목한 새로운 무술을 창조해 무자비한 캐릭터를 더욱 잔혹하게 만들었다. 큰 키에 다부진 체격으로 화려한 액션을 소화하는 모습은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완성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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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천정환 기자 |
“지금까지 작품을 하면서 누굴 취조를 했었지 당한 적은 없었다.(웃음) 지는 액션도 해본 적 없었던 것 같다. 액션을 할 때 좀 더 잔인한 감정을 넣어 주먹을 더욱 강하게 날렸다. 영화 찍을 때 가짜로 많이 때리기도 하는데 그건 싫었다. 그래서 실리콘으로 내 주먹과 똑같은 주먹을 만들어 리얼리티를 살렸다.”
40대가 된 오지호는 변화를 꿈꾸고 있었고, 그 변화를 현실화하기 위해 목표를 세우고 달려가고 있었다. 특히 영화에 조금 더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적극적으로 실천 중이다.
“영화에 신경 쓰겠다는 건 다분히 현실적인 거다. 드라마 속 인물들은 젊은 세대 때 많이 했었고, 역사극이나 시대물이 들어오고 좋은 캐릭터면 당연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지만 한편으론 자연스럽게 물러나야겠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그걸 영화 쪽으로 조금 더 풀어보려고 한다.”
색다른 모습을 대중에게 어필하고자 하는 오지호는 브라운관을 통해서는 이미 친근한 ‘딸바보’ 면모를 가감 없이 드러내고 있다.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 중인 그는 딸 서흔이를 돌보며 초보아빠 양동근, 인교진과 함께 공동육아를 하고 있다.
“결혼한 이후 많은 생각과 생활 패턴이 바뀌었다. 처음에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촬영할 땐 정말 힘들었다. 이번 영화를 통해선 TV 속 오지호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예능을 통해 대중들이 갖고 있는 나에 대한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나는 배우라는 것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영화 속 오지호의 모습은 내 행복인 것 같다.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지만 도전에도 강한 편이다. 앞으로도 계속 도전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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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천정환 기자 |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