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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가슴 설렌다. 하지만 사랑이 결실을 맺으면 지켜야 할 것들이 많기에 아픈 상황도 생긴다. 지키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잔인하리만큼 힘들 때도 있다.
영화 ’녹터널 애니멀스’는 사랑에 대한 폭력적이고 슬픈 소설 ’녹터널 애니멀스’를 소재로, 사랑과 관계에 대한 본 이야기를 액자 구성한 작품이다.
상류층 미술관 관장인 수잔(에이미 아담스)은 그다지 행복해 보이진 않는다. 전시회가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으며 끝이 났으나 예술에 흥미를 잃은 수잔. 매일밤 잠도 못 이룬다. 현재 남편과의 관계도 그리 좋지 않아 보인다.
그러던 중 전 남편 에드워드(제이크 질렌할)로부터 자신이 주인공인 폭력적이고 슬픈 소설 원고 ’녹터널 애니멀스’를 선물 받는다. 소설 속 토니(제이크 질렌할)는 가족여행을 떠나는 길에 불량한 청년들과 실랑이가 붙고 아내와 딸을 빼앗긴다. 안타까운 그 상황이 과거의 자신과 오버랩되는 수잔.
자꾸만 떠오르는 과거 기억에 숨을 쉴 수 없고 긴장되며 떨린다. 환각에 휩싸인 듯하다. 토니 가족이 겪은 안타까운 일이 수잔과 에드워드의 과거사와 닮은 듯 펼쳐진다. 관객을 헷갈리게 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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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수잔의 과거 회상신을 하나씩 등장시키며 관객이 수잔과 에드워드의 전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자칫 복잡하고 어려울 수도 있는 이야기지만 중반 정도가 지나면 관객은 이 소설 ’녹터널 애니멀스’ 밖으로 나올 수 있다.
"사랑은 누구를 지키는 것이지 버리는 게 아니"라는 에드워드의 말에 이 영화의 진심과 해법이 담겼다. 그리고 나름의 복수도 담겼다. "엄마 닮았다는 걸 싫어한다"는 말을 하는 수잔이 어느새 속물이 됐다는 것도 이 영화를 이해하는 핵심이다.
오스틴 라이트의 소설 ’토니와 수잔’이 ’싱글 맨’으로 유명한 톰 포드
제73회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제목 ’녹터널 애니멀스’는 야행성 동물을 뜻한다. 116분. 청소년 관람불가. 11일 개봉 예정.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