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초연 전문 여배우라는 수식어가 당연하다. 뮤지컬 ‘아이다’ ‘킹키부츠’ ‘위키드’ ‘드라큘라’ 등 대작들에 이어 현재 공연 중인 ‘보디가드’ 역시 아시아 초연이다. 일명, 초연을 이끄는 여신, 뮤지컬 디바 정선아의 용감한 행보가 눈길을 끈다.
지난 1일 오후 LG아트센터에서 정선아를 만났다. ‘보디가드’ 국내 초연 소식이 전해졌을 당시 관객들의 희망 캐스팅 1위로 지목됐던 그녀, 역시나 무대를 압도하는 카리스마와 존재감으로 아시아 최초 레이첼로서 캐릭터의 매력을 증폭시키며 매 공연마다 기립박수를 이끌어내고 있다.
관객들을 만난 소감을 물으니, “처음엔 부담감이 너무 커서 그런지 떨리고 무섭고 그랬는데 이제야 좀 여유가 생긴 것 같다. 매 공연마다 관객들과 함께 소통하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미소 지었다.
“일단 아시아 초연이라는 점에 너무 끌렸고 실력 있는 외국 친구들과 작업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어요. 유명한 영화를 무대 위로 옮긴다는 것에 대한 기대감과 궁금증도 있었고요. 배우가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른다는 것 자체도 행복한 일이지만 어릴 적 우상의 노래를 부른다는 건 정말 영광이잖아요? 어느 것 하나 안 할 이유가 없는 작품이죠.”
“초연 멤버라는 건 사실 배우들에겐 양날의 칼이에요. 관객이 어떻게 볼지 모르는 상태에서 첫 선을 보이는 것이기에 부담감이 크지만 설렘과 기대감이 공존한 미묘한 떨림이 있죠. 창작물도 마찬가지겠지만 처음 오픈하는 것에 의미를 갖게 되고 자부심을 느끼기도 하고요. 잭팟이 터질지 외면 받을 지 모르는 상태라 긴장되긴 하지만 그런 우려 보단 긍정적인 의미의 떨림이 훨씬 큰 것 같아요. 좋은 결과가 나왔을 때 갖는 뿌듯함이나 만족감도 굉장히 크기 때문에, 그런 면을 즐기게 되는 것 같아요.”
이번 작품 역시 그랬단다. 그는 “워낙 유명한 영화를 원작으로 한데다 휘트니 휴스턴 역은 그야말로 무거운 왕관과도 같아 부담감이 대단했다. 하지만 한편으론 이런 영광스러운 기회를 잡았는데 이 같은 부담감은 당연한 것이라 여겼다”고 말했다.
“배우라면 물론 어떤 캐릭터를 맡든, 팔색조와 같은 변신 력으로 무조건 몰입해야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제가 그 중에서도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캐릭터에 노력을 덧붙여서 싱크로율을 높이려고 하는 편이에요. 캐릭터와 내 안의 공통점을 찾아 최대한 이끌어내고, 여기에 노력과 기술적인 것들을 접목시키는 거죠. 이번 ‘레이첼’ 같은 경우는 무대 위의 화려함과 무대 아래의 평범함을 현실감 있게 녹여내려고 노력했어요. 내가 뮤지컬 배우 생활을 하면서 느낀 내외적인 경험과 영화적 모티브를 조화롭게 접목시키고자 했죠.”
주변 반응에 대해 묻자 “너무들 부러워 한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보다 완벽한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그 어느 때보다 공을 많이 들였다. 준비 과정은 힘들고 혹독했지만 지금은 매순간이
“워낙 체력 소모가 많은 공연이라 동료들이 걱정을 하면서도 굉장히 부러워해요. 여배우라면 누구나 꿈꾸는 배역이기에 응원도 정말 많이 해줬고요. 관객들의 호응도 물론 큰 힘이 되지만 주변 지인들이나 동료들의 격려에 더한 나위 없이 뿌듯해요. 끝까지 실망시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거예요.”
-②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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