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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영화에서 노래를 불러야 했어요. 오디션에서 스스로 역량이 있다는 걸 입증하고 내 목소리가 뮤지컬에 합당하다는 것도 증명하려고 애썼는데, '벨을 해도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정말 기뻤어요. 신나고 흥분됐죠."
배우 엠마 왓슨은 6일 오전 서울 영등포 여의도 CGV에서 열린 영화 '미녀와 야수'(16일 개봉 예정) 화상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행복해했다.
엠마 왓슨은 "'미녀와 야수' 원작 애니메이션은 멋지고 훌륭하다"며 "그 원작을 어떻게 하면 살아있는 실사영화로 바꿀 수 있을까 고민을 했다. 재미있었다"고 즐거워했다.
'미녀와 야수'는 저주에 걸려 야수(댄 스티븐스)가 된 왕자가 벨(엠마 왓슨)을 만나 진정한 사랑에 눈뜨게 되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그린 영화이다. 동명의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을 실사로 재탄생시켰다.
장편 애니메이션으로는 처음으로 1991년 아카데미 시상식 극영화 작품상을 비롯해 6개 부문 후보에 오르고, 골든 글로브 작품상을 받은 최초의 애니메이션 영화로 기록된 작품이다.
엠마 왓슨은 야수와 춤을 추며 감정의 변화를 느끼는 장면에 대해 "오리지널 원작에 충실히 하려고 했다"며 "'어떻게 하면 인간과 야수가 춤을 잘 추는 것으로 보일까'가 내게는 도전이었다. 사실 기둥과 춤을 추는 기분도 들었고, 방향을 바꿀 때 발가락이 부러지는 건 아닐까라는 걱정도 됐지만 괜찮았다"고 웃었다. 위압적인 덩치와 키가 큰 야수를 표현해야 했기에 10cm가 넘는 하이힐 같은 신발을 신어야 했던 댄 스티븐스도 "영화의 전환점이 되는 의미 있는 신"이라며 "두 사람의 춤과 동시에 감정을 잘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댄 스티븐스는 또 "전체적으로 원작에 충실히 하려고 했으나 우리만의 어떤 것을 넣으려고도 노력했다. 특히 야수가 유머러스하고 따뜻하며 바보스러운 인간적인 면모도 보이려고 했다. 벨이 야수를 보며 웃고 재미있는 사람으로 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도 했다"고 회상했다.
벨은 디즈니 월드에서 진취적인 여성으로 변모한 또 한 명의 여성 캐릭터이기도 하다. 과거 '미녀와 야수'의 벨 캐릭터와는 다소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엠마 왓슨은 "굉장히 긍정적인 변화"라며 "사회적, 문화적 변화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여성이 조금 더 동등한 사회 일원인 세상을 생각해볼 수 있다. 디즈니 영화들이 그런 가능성을 보여주는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루크 에반스는 벨을 짝사랑하지만 거절당하는 인물 개스톤을 연기했다. 마을 사람들을 선동해 야수를 없애려 선동하는 이이기도 하다. 루크 에반스는 "뮤지컬로 배우를 시작했는데 10년 전쯤이 마지막이었다"며 "영화에서 노래하는 걸 기대하고 있었는데 디즈니에서 사랑받고 미움받는 개스톤을 연기할 기회를 줘 감사하다. 스크립트가 잘 쓰인 인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를 연기할 때 즐겁기도 하고 힘들기도 했다. 이유는 어리석은 대사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웃었다.
빌 콘돈 감독은 "결국 이 이야기는 러브스토리가 가장 중요하다"며 "엠마 왓슨이 미녀 역할을 하게 되면서, 미녀와 야수가 마지막에 서로를 '운명의 상대를 찾았구나'라는 느낌을 받았으면 했는데 관객에게도 그 감정이 전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콘돈 감독은 "음악, 뮤지컬이 들어가 실사로 바뀐 것 자체가 특별하다"고도 이전 작품들과의 차이점을 강조했다.
'미녀와 야수'는 엠마 왓슨과 댄 스티븐스, 루크 에반스, 조시 게드와 이안 맥켈런, 이완 맥그리거, 엠마 톰슨 등 할리우드에서 내로라하는 톱배우들이 명연기와 놀라운 노래 실력으로 매력적인 작품을 만들어냈다. '시카고', '드림 걸즈'의 빌 콘돈 감독의 탁월한 연출력과 더불어 셀렌 디온, 아리아나 그란데, 존 레전드 등이 참여한 OST도 눈길을 끈다.
한편 조시 게드가 연기한 르푸가 동성애자 캐릭터로 등장한 것에 우려를 표하며 미국의 한 영화관이 '미녀와 야수' 상영을 취소한 일이 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콘돈 감독은 "모든 사람을 이 영화의 주제에 포용시키고 싶었다. 누군가 특정 사실을 왜곡시
조시 게드 역시 "난 이 캐릭터로 출연한 것이 자랑스럽다"며 "디즈니 영화 역사를 봤을 때 모든 디즈니 영화는 포용성이 있다. 의미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으니 책을 표지만 보고 판단하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다"고 바랐다.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