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간의 욕망이 집결이 되는, 그것이 적나라하게 보이는 직업군이 정치인이 아닌가 싶다."
배우 최민식이 22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특별시민' 제작보고회에서 이같이 몰입했다.
최민식은 "평소 선거와 정치를 다룬 영화들이 많이 부족했었다고 생각했다. 그런 때 좋은 의도를 가진 작품 섭외가 들어왔다"며 "평소 삶을 살면서 느꼈던 정치, 선거에 대한 견해들을 공유하고 싶었는데 영화를 통해 내가 생각했던 것들을 표현해보고 싶기도 했다"고 말했다.
4월26일 개봉 예정인 '특별시민'은 현 서울시장 변종구(최민식)가 차기 대권을 노리고 최초로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치열한 선거전 이야기를 담았다. 최민식은 더없이 친근하고 사람 좋은 웃음을 짓다가도 돌변하기도 하는, 쉽사리 의중을 파악하기 어려운 포커페이스인 입체적 인물 종구를 완벽하게 표현했다는 평이다.
최민식은 "종구는 목표가 분명하고, 그걸 발판으로 추후 대권을 노리는 인물"이라며 "선거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만나는 인물과 상황이 많은데 내가 뭔가를 시도한 것보다 배열이 잘 되어 있었다"고 겸손해했다.
그는 또 "쓸데없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 참고한 인물은 없었다"며 "우리는 정치인들이 쌓은 궤적을 평가하며 칭찬하고 비난하기도 하는데 나도 종합적으로 판단해 좋은 면과 나쁜 면을 발췌해 연기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곽도원이 최민식을 든든히 보좌하는 선거대책본부장 심혁수, 심은경이 선거전에 갓 입문한 광고 전문가 박경, 문소리가 정치부 기자 정제이, 라미란이 최민식에 맞서는 도전 후보 양진주를 연기했다.
영화 '곡성'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곽도원은 "전작이 사랑을 많이 받았는데 새로운 영화, 특히 정치 영화로 돌아와 긴장이 많이 되는 순간"이라며 "'잘못 쓰이는 정치 때문에 국민이 힘들어할 수도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정치인들이 잘못된 욕심을 가졌을 때 사람들이 어떻게 될까, 관객이 재미를 느끼는 부분은 뭘까 등을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말했다.
"최민식 선배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는 인물인데 좀 더 연륜 있고 카리스마 있는 배우가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해 처음에는 거절했다"고 밝힌 라미란은 "감독님 등이 젊은 여성 정치인의 이미지로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해서 한번 도전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점에서 내겐 도전이었다. 거대한 바위를 두드리는 도전이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라미란은 "사실 난 정치에 문외한이고 관심 없었던 사람"이라며 "그런데 이 인물을 연기하면서 유세 현장에서 반응을 해주고 연호하는 걸 보며 약간 욕심이 생기기도 하더라. 이래서 더 많은 권력 가지려 하는구나 생각했다. 한 표라도 더 얻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 웃었다.
심은경은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작품이기도 했지만 내 실제 모습과는 전혀 다른 박경이라는 캐릭터에 완전히 매료됐다"고 만족해했다.
"최민식이라는 배우와 작업할 기회를 누리는 감독이 흔하진 않다"고 좋아한 박인제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가 중요한데 인간의 가장 끈질긴 욕망인 권력욕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권력욕의 정점인 정치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정치인들이 정치에 들어가는 가장 중요한 순간인 선거와 관련한 이야기가 권력욕을 드러낼 수 있는 좋은 소재 같아서 글을 쓰게 됐고 완성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박 감독은 대통령이 탄핵 돼 오는 5월9일 선거가 치러지는 데 이에 앞서 개봉하는 것과 관련해 "3년 전에 기획한 영화였기에 이런 상황이 올지는 몰랐
한편 극 중 랩에 도전하기도 한 최민식은 "재미있었던 시간이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이내믹듀오 최자와 개코씨에게 감사드린다"며 두 손을 들어 "헤이~ 브러더"라고 말해 현장을 웃겼다.
jeigun@mk.co.kr/사진 유용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