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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 아쉽고 서운했다. 성규가 바란 것은 한 것 하연이(신린아 분)를 한번만 보여 달라고 한 건데 못 보지 않았나. 그래서 오키나와(포상휴가)에서 실컷 봤다(웃음). 린아가 엄마 빼고 놀이동산도 가자고 해서 가기로 했다. 린아에게 사랑받는 비결? 린아의 입장에서 대화를 하다 보니 서로 고민도 얘기하게 된다. 둘만의 비밀이다(웃음).”
극 중 호흡을 맞춘 상대 신린아에 대한 얘기에 함박웃음을 짓던 김민석. 출연하는 작품마다 인기를 끌면서 부담도 적지 않을 텐데, 오히려 담담했다.
“제가 운이 좋다! 시청률 신경 쓰면서 연기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단지 역할과 극의 흐름과 극 중 어떤 포지션을 하는지 볼 뿐이다. 절대 시청률은 신경을 안 쓴다. ‘태양의 후예’(이하 ‘태후’)전작들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지 않았다. 지금은 그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할 뿐이다.”
김민석은 앞서 ‘닥치고 꽃미남 밴드’ ‘후아유-학교 2015’ 등에 출연했지만, ‘태후’에 이어 연달에 홈런을 날리고 있다. 얼굴이 알려지면서 부담을 느끼긴 했지만, 이는 곧 스스로를 향한 채찍질로 돌아왔다고. 김민석은 “정신을 차리고 살게 되는 것 같다”라고 말하며 짓궂은 미소를 지었다.
“그런 줄 모르고 살다가 ‘태후’에 출연하고, 예능 프로그램까지 하면서 얼굴이 알려졌다. 그런 게 부담이 되고 ‘내가 연예인이 된 건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면서 자유스러운 행동도 쉽지 않게 되고, 스스로 혼란도 오고 당황스럽더라. 물론 복에 겨운 소리라고 할 수 있지만, 스스로가 신경 쓰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정신을 더 차리게 된다.”
그동안 극 중 맡았던 역할과 김민석 본인의 성격 사이에서, 행여 누군가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깨질까봐 작은 행동에도 조심스러운 마음을 갖게 됐다고 털어놓은 김민석. 그가 털어놓는 자신의 성격은 어떨까.
“표현이 자유로운 사람이다. 호불호, 주장도 강하고 고집도 있는 편인데 이제 좀 쉽지 않긴 하다. 대중들에게 비춰지는 이미지와 다를까봐 스스로도 자제하는 부분도 있고. 친구들과 편하게 왁자지껄 즐기는 모습에도 생각했던 이미지와 다르게 여길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다고 원래 가지고 있던 성향을 바꾸고 싶진 않다. (포장을 해서)잘 보이고 싶지 않고 나답게 살고 싶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김민석이 인기 많은 작품에만 출연해 이목을 끈 것은 아니다. 그는 매 작품 최선을 다했다. 물론, 모든 배우들과 제작진이 작품에 최선을 다하겠지만, 김민석은 신예답지 않은 깡다구가 있었다. 이는 ‘닥터스’에서 삭발한 것으로 입증된 셈이다.
“삭발에 대한 고민은 안 할 수 없었지만 극 중 캐릭터와 나라는 존재를 나눠서 생각했다. 물론 ‘인기가요’뿐 아니라 앞으로 할 작품이며 광고까지, 어떻게 고민을 안 할 수 있겠나. 하지만 좋아하는 게 연기고, 되고 싶은 것이 배우였다. 통과의례라고 생각한다.”
작품에 출연하고 싶고, 유명해지기 위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는 신예들이 많은 요즘이지만, 삭발이라는 단어 앞에서는 선뜻 답하기 어려워지는 것이 사실. 하지만 김민석은 다시 삭발을 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도 조금의 망설임이 없었다.
“다시 밀수 있다. 당시에는 제작진이 흉하지 않을 정도로 1, 2센티 남기고 잘랐다. 근데 댓글에 ‘저게 무슨 삭발이냐’라는 내용을 봤는데 억울하더라. 지금이라면 더 밀 수 있다(웃음).”
작품을 위해서 삭발은 다시 해도 괜찮다고 허허 웃는 김민석이었지만, 정신적으로 못살게 하는 작품은 너무나 힘들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바로 ‘피고인’ 같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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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발 장면의 관심은 조금 예상한 부분이긴 하지만, ‘피고인’ 6회 장면의 강렬함은 조금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때문에 살도 빠지고 정신적으로 너무 힘든 ‘피고인’이지만, 김민석에게는 더 없이 값진 시간이었다.
“모든 현장에 배움이 있는데 특히 ‘피고인’은 기본 10년, 20년 이상 연기를 한 선배님들이라서 너무
“‘피고인’을 촬영하면서 ‘내게도 이런 면이 있구나’를 깨달았다. 지성과 엄기준을 보면서 ‘내 내공은 안 되겠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난 아직 에베레스트 등반에 해발 100미터도 못 오른 느낌이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