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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방송 첫 주에 주춤했던 KBS 2TV 수목드라마 '추리의 여왕'이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꿰찼다. 경쟁작들을 물리치고 '김과장'의 흥행 바통을 이어받은 것이다. 그 중심에는 '왈가닥 추리의 여왕'으로 변신한 최강희가 있다.
'추리의 여왕'은 열혈 형사 하완승(권상우)와 결혼 8년차 주부 유설옥(최강희)가 사건을 파헤치고 있다. 지난 4회에서는 빈집털이 도난사건에서 할아버지가 자신이 며느리를 살해했다고 자백했지만, 유설옥은 그의 아들을 범인으로 지목했다.
각기 다른 두 캐릭터가 사건을 파고드는 이 작품은 제목처럼 '추리'에 방점을 찍었다. 그러나 그동안 시청자들을 만났던 범죄 스릴러 드라마와는 다른 부분이 많다. 천천히 사건을 따라가면서도 곳곳에 웃음 장치를 뒀다.
심각하지 않은 추리 드라마의 특징을 살려낸 건 최강희였다. 검사 남편을 뒀지만, 시집살이에 시달리는 유설옥은 시어머니의 눈을 피해 사건 현장에 출동했다. 변비 때문에 화장실에 있다거나 반상회에 나간다는 핑계를 댔다. 어설픈 거짓말이지만, 이 장면들은 '추리의 여왕'이 범죄 사건을 다루는 작품과 같지 않은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줬다.
최강희는 아서 코난 도일의 소설 '셜록 홈즈'의 이름을 연상하게 하는 유설옥을 맡아 엉뚱하면서도 날카로운 추리력을 연기해 시청자들이 편하게 작품을 볼 수 있게 했다. 손에 땀을 쥐고 마음을 졸이면서 보기보단 유설옥의 입장이 돼 즐길 수 있다. 앞머리를 내린 짧은 단발로 '귀여운 아줌마'로 변신한 것이다.
권상우와의 호흡도 작품에 앞선 걱정보다 자연스러웠다. 권상우가 영화 '탐정: 더 비기닝'에서 유설옥과 비슷한 역할을 소화했으나 최강희와의 조합은 의외였다. 두 사람은 멜로 없이도 각자 개성 강한 역할을 상대에 맞게 녹여내고 있다.
연륜이 쌓인 최강희는 최근 다양한 역할에 도전했다. MBC '화려한 유혹'에서는 딸 아이를 둔 워킹맘으로 등장했고, tvN '하트투하트'에서는 부끄러움에 얼굴이 빨개져 대인기피증이 생긴 차홍도로 출연했다. 캐릭터가 가진 독특한 특징을 살리는 데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그동안 흥행에서는 아쉬운 성적을 남겼지만, '추리의 여왕'은 방송 초반에 시청률과 작품성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추리의 여왕'을 바라보는 한 가지 걱정 어린 시선은 있다. 사건마다 전개가 다소 느리다는 지적이다. 사건에 얽힌 이들과 주인공을 잘 담아낼 수 있다는 장점은 있으나 일부 시청자들은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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