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불후의 명곡'이 300회를 맞이했다. 방송 초반에는 토요일 저녁 시간대를 단단하게 지킨 '무한도전'를 상대한 도전자였으나 이제는 어엿한 경쟁자이자 함께 발전하는 프로그램이 됐다.
KBS 2TV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 300회 특집 기자간담회가 17일 서울 영등포구 KBS홀에서 열렸다. 이태헌 PD와 신동엽 정재형 문희준 황치열 MC딩동이 참석했다.
문희준은 이날 "'불후의 명곡' 300회를 맞았다. 신동엽 선배님의 프로그램이 장수한다. (신동엽과 프로그램을 하는 것이) 항상 바랐던 꿈이었다. 1,2년 이후 오래 가는 프로그램을 하는 게 소원이었다"며 "여러 개편이 있었지만, 300회까지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어 황치열은 "196회에 경연자로 섰다가 올해 1월부터 MC로 출연하고 있다. 형님들이 잘 챙겨주셔서 '불후의 명곡'이 300회를 맞이한 듯하다. 앞으로 1000회, 만회 쭉쭉 뻗어나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신동엽은 MC딩동과 관련해 "분위기를 살리는 사전 MC다"고 소개했고, MC딩동은 "저를 가족으로 생각해줘 감사하다. 관객과 소통할 때마다 행복하다. 저와 같은 MC에게는 신동엽 형님은 전설이다. 매주 전설을 만나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2011년 처음 방송한 '불후의 명곡'은 6년째 대표 음악 예능프로그램으로 300회를 맞이했다. 전설가수 143명, 출연가수 340명, 불려진 명곡 1700곡에 이를 만큼 세대를 뛰어넘는 음악을 전했다. 오는 22일에는 300회 특집 마지막편이 방송된다.
이 PD는 "'불후의 명곡'이 처음에는 아이돌이 중장년층 가수들의 노래를 불렀다가 보컬리스트를 소개하는 자리가 됐다. 최근에는 여러 장르를 불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수로 시작했지만 장르적으로 고품격 무대를 보여드리고 있다. 중장년층 뿐만 아니라 젊은층 시청자들도 관심을 가져주신다"며 "가수 외에도 다양한 연예인들이 출연해 두루 좋아해주신 듯하다"고 평가했다.
신동엽은 "일주일 내내 바쁘게 일하는 동안에도 월요일 저녁에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가수들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건 연예인으로서 누릴 수 있는 축복이라고 본다"며 "함께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중요한 듯하다. 앞으로도 다양한 계층의 분들에게 의지해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불후의 명곡'은 문명진 알리 에일리 황치열 등 대표 가수들이 출연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한국 가수 뿐만 아니라 마이클 볼튼, 스모키의 크리스 노먼 등 해외 팝 전설들도 이목을 끌었다. 출연자들은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와 앞으로 출연했으면 하는 가수들에 대해 대화했다.
신동엽은 "잘하는 가수들의 노래를 듣고 다시 감동한 적이 많았다. 기대를 안 하고, 급소를 찔린 듯한 가수는 알리 에일리 문명진이었다. 이들의 첫 번째 무대를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며 "가슴 속에 가장 깊게 남은 무대는 임윤택을 포함한 울랄라세션 초창기 멤버들의 공연이었다"고 떠올렸다.
문희준은 "문명진 선배님은 후배들이 많이 좋아하는 가수였다. '불후의 명곡'에서 복귀한 문명진 박기영 등이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이어 정재형은 "출연하는 가수들의 스펙트럼이 넓다. 부활이 출연했을 때 어머니 아버지 합창단이 노래를 불렀다. 대기실에서 펑펑 울었다. 인생을 담은 노래였기 때문에 감동했다. 세대를 넘은 음악을 관통하는 무대가 좋았다"고 했다.
이 PD는 "6년 동안 많은 분이 전설로 나오셨다. 조용필 나훈아 선생님들을 모시고 싶다. 해외에서는 비틀즈 선생님들을 섭외하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불후의 명곡'은 2015년 '휴스턴 국제영화제' 엔터테인먼트 부문 은상, 한국 예능 프로그램 최초로 3대 TV 국제상인 '반프 월드 미디어 페스티벌'에서 음악 버라이어티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처음부터 호평이 이어진 건 아니었다. 동시간대 방송했던 MBC '무한도전'에게는 언더독(이길 확률이 적은 선수)이었다.
이 PD는 "'무한도전'의 팬이다. 경쟁자나 라이벌로 생각하기보다는 같은 시간에 방송하는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시간대에 대한 불만은 없다. 프로그램이 같이 방송하는 이점이 더 많은 듯하다. 시청자들도 많아졌다. 기분 좋은 경쟁 구도를 유지하고 싶다. 가끔씩은 '무한도전'을 이겨보는 것도 정신 건강에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신동엽은 "'불후의 명곡' 기획단계에 출연 제의를 받은 뒤 '나는 안 하고 싶다'고 했다. '무한도전'이 있지 않느냐고 했다"며 "자체적으로 완성도가 있어도 편성의 운이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에는 '불후의 명곡'이 가능성이 없다고 봤다. 조금만 시청률이 올라도 좋을 것 같았다. 달걀로 바위를 깨뜨리진 못해도 바위를 더럽힐 수는 있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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