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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특별시민’은 ’더러운’ 정치의 표본을 보여준다. 네거티브, 흑색선전이 난무하다.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위해 가슴골을 노출하고, 영상이나 사진의 교묘한 편집을 노려 상대방을 곤란에 빠뜨리는 전략 등등 국민을 우롱하는 방법 몇몇을 보여준다. 그에 따라 지지율은 높아진다. 정글 같은 장치판의 단면이 적나라하다.
정치인의 삶과 죽음이 2시간 넘는 동안 희망없이, 대한민국의 비극으로 치닫는다. 밝고 희망적인 정치를 향한, 혹시나 하는 결론을 기대했던 이들에게는 실망감이 생길 만도 하다.
희망이라는 단어와 연결돼 있진 않으나 리얼하게 현실과 맞닿은 선택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현실에 호되게 당한 관객의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있을 수 있다. 좀 더 통쾌하고 짜릿함을 기대한 관객이 많지 않을까.
이해 안 되는 캐릭터들이 수두룩한데 정치 권력자들 옆에서 한자리 차지하는 이들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될 법하다. 약점을 잡힌(혹은 잡으려고 한) 사람들은 ’바보들의 행진’을 이어간다. 이따금 그들의 계략이 살 떨리기도 할 정도지만 손에 한 웅큼 똥을 묻히는 이들을 칭찬하고 싶진 않다.
아무것도 모르고 우연히 정치판에 뛰어든 20대 광고인 박경(심은경)마저도 흔들렸다. 박경 캐릭터가 변종구(최민식)를 왜 좋아하게 됐는지 등 과거 이야기 있었다면, 또 박경의 선택이 조금 더 구체적이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그에게 몰입하고 싶었는데 더 찝찝한 기분을 안긴 채 영화는 막을 내린다.
거짓말 가득한, 유권자를 속이려는 연설. 연출된 가짜라는 걸 알고 있는 이 영화의 관객이라 그나마 다행인데 현실 속에서는 정치인들 말의 진실이 무엇인지 전부를 파악하기 쉽진 않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당당하게 좋아한다 말할 수 있는 정치인이 그리 많지
우리 정치인이 안 그랬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꽤 많이 오버랩되는 부분이 있다. 특히 ’장미대선’을 앞둔 현실의 대한민국 상황과 겹칠 수밖에 없다. 물론 극단적인 설정 몇몇은 영화적 재미를 주기 위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일 수도 있다. 절대로 이런 극단적인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