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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트와이스의 지난 여정은 독보적이었다. 데뷔 6개월 만인 지난해 4월 ‘CHEER UP’으로 가요계를 휩쓴 이들은 2016년을 종합하는 각종 음악 시상식에서 ‘올해의 노래’ 타이틀의 대상 트로피를 휩쓸었다. 그 누구도, 제아무리 팬덤이 강한 남자 아이돌의 팬들조차도 트와이스의 ‘CHEER UP’이 2016년을 대표하는 노래라는 걸 부인할 수 없었다.
‘CHEER UP’의 흥행은 데뷔곡 ‘우아하게’의 역주행까지 이끌어냈고, 이후에도 트와이스는 하반기 발표한 ‘TT’와 올해 초 발표한 ‘KNOCK KNOCK’까지 4연타 히트에 성공했다. 요동치던 음원차트 순위도 트와이스가 등장하면 정리(?)가 끝났다.
시쳇말로 “예쁜애 옆에 예쁜애”가 무려 9명이나 포진한 트와이스의 뮤직비디오는 음원만큼이나 뜨거운 인기를 모으며 걸그룹 뮤직비디오 사상 최고의 기록을 계속 새롭게 써내려가고 있다. 유튜브 발표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트와이스의 데뷔곡 ‘우아하게’는 1억5103만 뷰, ‘CHEER UP’은 1억6575만 뷰, ‘TT’는 1억8956만 뷰를 넘어서며 데뷔곡부터 3연속 1억 뷰 돌파를 기록 중이다. ‘KNOCK KNOCK’ 역시 9352만뷰를 넘어서며 1억뷰 돌파를 가시권에 두고 있다.
이쯤 되면 컴백 텀을 길게 잡고 조금은 뜸하게 활동할 법도 한데, 이들의 가요계 맹폭은 쉴 줄 모른다. 15일 오후 6시 네 번째 미니앨범 ‘시그널(SIGNAL)’을 발표하고 ‘KNOCK KNOCK’ 이후 3개월 만에 돌아오는 것.
이번 활동에서 주목할 부분은 JYP엔터테인먼트 수장 박진영이 작사, 작곡한 타이틀곡으로 돌아온다는 점이다. 전작들이 모두 블랙아이드필승, 이우민 등 박진영 아닌 다른 프로듀서의 곡들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트와이스로서는 일종의 모험에 시동을 거는 셈이다.
물론 박진영이라는 관록의 프로듀서는 트와이스에 앞서 원더걸스, 미쓰에이의 다수 히트곡들을 작곡하며 걸그룹 성공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 비교적 최근 내놓은 언니쓰 1기 ‘SHUT UP’과 아이오아이 ‘너무너무너무’의 성공을 통해 여전히 그의 음악이 대중에 통하는 지점을 확인시킨 바 있다.
특히 JYP엔터테인먼트의 모든 아티스트의 타이틀곡이 내부적인 ‘블라인드 테스트’를 거쳐 탄생하는 만큼, 이번 신곡의 퀄리티 자체에 대해선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박진영과 트와이스 스타일이 얼마만큼 조화를 이룰 것인가, 그리고 그에 대한 대중의 반응이다.
‘가요계를 집어 삼킨’ 아홉 소녀들의 꽃길은 적어도 당분간 계속 될 것이다. 컴백 전 티저나 스포일러를 통해 드러난 대중의 기대감을 감안하면, 이번 신곡의 음원차트 1위도 무난해 보인다.
기존 차트에서 아이유, 수란, 싸이가 선전하고 있고 트와이스 이후에도 로이킴, 이수, 어반자카파 등 강력한 음원 강자들의 줄지어 컴백을 앞두고 있지만 트와이스의 화력이 한껏 달아올라 있는 만큼 호성적이 예상된다.
하지만 주지할 점은 따로 있다. 분명 트와이스가 내리막은 아니지만 은근한 정체기를 겪고 있다는 점이다. ‘CHEER UP’만큼 대중의 뇌리를 강타하는 음악은 나오지 않고 있고, 전작들이 묘하게 ‘트와이스표 음악’의 답습으로 느껴졌다는 평도 일각에선 고개를 들고 있다.
트와이스의 과제는 그들 스스로를 뛰어넘는 일이지만, 어쩌면 이번 도전은 여러 시선을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트와이스는 과연 다시 한 번 ‘올해의 노래’를 내놓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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