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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불한당: 나쁜놈들의 세상`에서 열연한 배우 설경구. 제공| CJ엔터테인먼트 |
배우 설경구(49)는 오랜만에 프랑스 칸국제영화제에 방문할 생각에 들떠 있었다. ’송어’와 ’박하사탕’, ’오아시스’ 등으로 다양한 국제영화제에 참석했던 그는 17년 만의 칸영화제 방문에 대해 "설렌다"고 했다.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으로 칸을 다녀왔던 설경구는 "특히 칸영화제 르미에르 극장 레드카펫에 서는 건 처음"이라며 "옛날에 ’박하사탕’이 감독 주간에 초청됐을 때는 다른 극장에서 상영됐기에 턱시도가 아닌 재킷만 입고 들어간 기억이 있다. 르미에르 극장에서는 나중에 이창동 감독과 사진만 찍었다"고 웃었다.
"이번에는 제대로 서봐야죠(웃음). 칸 초청 발표 첫날 진짜 좋았어요. 사실 칸영화제에 갈 걸 노린 영화는 전혀 아니었거든요.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영화배우 활동 초반에는 너무 영화제를 몰아서 다녔어요. 당연히 계속 초청이 오는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하하하."
제70회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에 초청된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감독 변성현, 이하 불한당)은 범죄 조직 1인자를 노리는 재호(설경구 분)와 세상 무서운 것 없는 패기 넘치는 신참 현수(임시완분)가 교도소에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범죄 액션 드라마다. 스타일리시한 영상과 두 남자 배우의 감정을 쌓아가는 지점들이 관객을 새로운 누아르에 빠져들게 하는 작품이다.
영화를 까놓고 보니 괜찮지만 처음 참여할 때는 아마도 선택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전작인 로맨틱 코미디 ’나의 PS 파트너’를 연출한 변성현 감독에게 선입견이 있진 않았을까.
그는 "로맨틱 코미디를 했던 감독이 어떻게 이런 남자들 얘기를 썼나 궁금했다. 만났는데 자기 확신이 강한 사람이더라"며 "많은 이가 ’신세계’나 그 전에 ’무간도’ 등도 있고, 또 최근에는 ’프린즌’까지 있으니 기시감 때문에 걱정했을 것 같다. 특히 ’프리즌’은 언더커버 소재로 먼저 나왔는데 우리 영화가 손해 보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하더라. 하지만 우리 영화는 언더커버라기보다 남자들의 감정에 집중하고 싶은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변 감독은 ’구겨져 있던 설경구의 이미지를 빳빳하게 펴고 싶다’는 말로 설경구의 흥미를 일게 했단다. 그동안 무게 잡지 않았던 설경구에게 멋이라는 걸 챙겨 건넸고, 많은 걸 요청했다. 설경구는 그런 감독의 요구가 좋았다. "감독의 집중하는 모습이 좋았다"는 설경구는 큰 자극을 받았다. "언제부터인가 내가 너무 연기를 쉽게 하고 쉽게 가려고 한 것 같다"고 한 그는 "과거보다 치열하지 않은 것 같다"고 고민의 시간에 대해 언급했다. 마침 ’살인자의 기억법’과 ’불한당’은 좋은 자극제였단다.
설경구는 ’불한당’에 참여하며 변 감독뿐 아니라 촬영감독 미술감독 등의 의견이 일치되어야 촬영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콘티가 완성된 게 흥미롭다는 듯 강조했다. "난 콘티에 대해 잘 모르지만 한 컷 한 컷에서 정성이 보였어요. 제가 보는 시선은, 공부는 못하는데 뭔가 확 빠져 있는 고등학생 무리 같았다니까요. 미친 듯이 파고드는 무리가 큰 자극이 되었죠. 콘티를 보여달라고 한 것도 처음이었고요. 다른 술자리에서 ’불한당’에 참여한 게 큰 자극이 됐다고 많이 말하고 다닐 정도였죠."
차기작인 ’살인자의 기억법’에 대해서는 "육체적으로 몸을 혹사했다. ’불한당’과는 또 다른 지점에서 자극을 줬다. ’불한당’과 ’살인자의 기억법’은 현장에 가는 게 즐거웠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다음 기회에 다시 꼭 말하고 싶다"고 웃었다.
’불한당’ 참여가 좋았으나 아쉬움은 있다. 첫 현장이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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